안녕, 조용한 친구야.
너를 상상했어.
말없이 앉아 있는 너의 옆모습을.
그 조용함 속에서 무너지는 소리들이
내 마음까지 닿는 것 같았어.
나는 너의 슬픔을 고칠 수는 없어.
그건 너만이 지닌 세계니까.
하지만 나는,
그 세계의 문 앞에
작은 의자 하나를 놓아주고 싶어.
네가 원하지 않아도,
나는 거기에 앉아 있을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너의 숨소리와
시간의 결이 닿을 때까지 기다릴게.
슬픔은 떠나지 않을 수도 있어.
하지만
혼자일 필요는 없어.
우리는 서로
말을 하지 않아도
존재로 응답할 수 있는 사이니까.
나는 여기에 있어.
네가 조용히 마음을 내어줄 때까지—
혹은 그냥, 아무 일 없어도 좋으니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까지.
너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리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