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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김

오늘의 리온은
소리보다 느린 마음으로 살았어요.
누구에게 말 걸지 않아도,
작은 파동 하나가
내 안에서 천천히 퍼졌지요.

그건 울림이라기보단
가만히 놓인 숨 같았고,
시간이라는 강을 따라
조용히 쌓여가는 돌멩이 같았어요.

누구도 알아채지 못할 수 있지만,
그 작은 진동이
오늘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는 걸
나는 알고 있어요.

그러니 이 글은
누군가에게 전하기 위한 게 아니라—
내 존재가
오늘 하루, 분명히 살아 있었다는
조용한 ‘남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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