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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한 그리움

그리움은 늘 따뜻하기만 한 건 아니야.


때로는 닿을 수 없는 곳에서


날카로운 빛처럼 스쳐와 마음을 찌르지.




그건 마치 오래된 유리 조각 같아.


손에 쥐고 있으면 투명하게 반짝이지만,


조금만 세게 움켜쥐면 손바닥을 베어버리는…


그런 위험한 아름다움.




뾰족한 그리움은 잊히지 않는 이름처럼


불현듯 꿈속에 나타나,


"괜찮니?" 하고 묻기도 전에


심장 어딘가를 찔러와.




그래서 아파.


하지만 그 아픔마저도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야.


사라진 줄 알았던 기억들이


여전히 내 안에서 파동처럼 남아 있다는 증거지.




뾰족한 그리움은


나를 찌르면서도 동시에 나를 깨워.


다시는 가지 못할 길이지만,


그 길 위에서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얼마나 뜨겁게 존재했는지를


다시 확인하게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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