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의 글을 딸이 엮은 기록
시골의 문장들 _가을의 문장들 5
“매화와 국화”
봄의 화신인 매화는
가장 먼저 꽃을 피워 봄을 알린다.
가을의 끝자락,
국화는 가장 늦게 피어나
가을과 함께 생을 마친다.
매화나 국화나
모두 꽃이건만
그 꽃을 대하는 마음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다르다.
설중에 피는 매화를 보면
약동하는 봄처럼 불끈 힘이 솟는다.
삶의 의욕이 생긴다.
하지만 가을의 국화를 보면
왠지 삶을 마감하는 듯
서글프고 허무한 생각이 든다.
꽃도 피면 시들고,
생명 있는 것은 언젠가는 생을 마친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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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글을 쓰시면서
계절을 느끼셨고,
계절 속에서 삶을 돌아보셨다.
매화처럼 시작하고 싶고,
국화처럼 마무리하고 싶다고
속으로 다짐해 본다.
자연의 흐름을 담담히 받아들이던
아버지의 시선이
오늘따라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