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의 문장을, 딸이 엮은 기록.
시골의 문장들_ 다시, 봄의 문장들 4
" 봄날의 아지랑이 "
춘분이 며칠 남지 않았으니
계절은 정녕 봄이다.
살랑살랑 봄바람은 불고
더운 공기에 찬 공기는 밀려서
아롱아롱 아지랑이는 일고
언제 날아왔는지 흰나비와
노랑나비는 팔랑팔랑 춤을 추면서 날아다니고
메마른 나뭇가지에도 파릇파릇 움이 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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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랑이는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추위를 버텨낸 땅이 내쉬는 작은 숨 같았고
나비는 봄이 보내는 첫 편지 같았다.
"이제 괜찮아."
그 말을 직접 하지 않아도,
풍경은 늘 그렇게 말해준다.
특히 "마른 가지에도 새순이 맺힌다"는 장면에서
내 마음이 오래 붙잡고 있던 불안이 살짝 풀렸다.
나는 종종 이미 끝난 것처럼
스스로를 규정해 버리는데,
봄은 매년 나에게 반대로 증명한다.
끝이 아니라,
아직 때가 아니었을 뿐이라고.
그래서 나는 오늘도 계절을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