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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ff the record Oct 22. 2023

답답, 갑갑 이런 게 나를 옭아맬 때

1초 만에 바다에 갈 수 없어도 1초 만에 상쾌해질 권리






내 인생에서 가장

답답했던 순간은


박사를 했던 기간이었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딱 대학만 졸업하고

학교란 곳과는 상종도 안 하고 살 것이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게

참 슬프다!




그 정도로 넌덜머리 나던

그 시간 동안 내 답답함을 위로 해준 건

앨리스 달튼 브라운이었다.


박사 기간 동안에는 그녀의 그림 중에

'푸르름이 흘러들어오다 Blues come Through'를 좋아했다.


그녀의 그림은

몰디브나 보라보라 섬의 가장 좋은 곳 중에서도

관광객 따위는 절대 올 수 없는

그런 장소에 나만을 위한

개인 별장에서 보는 바다를 만끽하는 기분이 들게 해 주었다.







https://alicedaltonbrown.net/paintings-1990s/slides-paintings-1990s/#blues-come-through
https://alicedaltonbrown.net/paintings-1990s/slides-paintings-1990s/#blues-come-through






박사를 졸업하고

한 동안 고 있던 그녀를 다시 찾은 건

내 인생 가장 갑갑했던 순간이었던


코로나 19 백신 부작용을 겪으며

다리까지 다쳐서

늦봄부터 초여름까지 얌전히 있어야 했을 때였다.

그 화창하고 날씨 좋은 테라스의 순간들에...





그때는 그녀의 그림 중에

'느지막이 부는 바람 Late Breeze'을 멍하게 바라보곤 했다.


이 그림을 볼 때면

내 몸과 마음을 옭아맨 온갖 갑갑함이

세찬 바닷바람에 훅하고 날아가 버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었다.






https://artwise.co.kr/m/product.html?branduid=80235&xcode=011&mcode=000&scode=&type=P&search=&sort=o






사실 풍경화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풍경을

그림으로 보는 것 보다

사진이 났고

실제로 풍경을 보며 산책하는 것이 더 좋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녀의 그림은

쉽게 소유할 수 없는


상쾌하지만 소란스럽지 않은 찰나의 순간을 담는다.


그래서

그림이지만

사진처럼 순간을 포착한 듯 하고

그림 속을 산책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해준다.






https://alicedaltonbrown.net/pastels-2006-present/slides-pastels-2006-to-present/#interlude
https://alicedaltonbrown.net/pastels-2006-present/slides-pastels-2006-to-present/#interlude






그녀는

내게

당장 탁 트인 바다에 갈 수 없는

나의 모든 순간에


1초 만에 상쾌해질 권리를 준 작가이다.





https://artwise.co.kr/m/product.html?branduid=80235&xcode=011&mcode=000&scode=&type=P&search=&sort=o







제목    :   느지막이 부는 바람

               Late Breeze

작가    :   앨리스 달튼 브라운

                Alice Dalton Brown (1939-현재)

소장처 :   피스츠바치 갤러리

                Fischbach Gallery

                https://alicedaltonbrown.net/

연도    :   ----년

재료    :   오일 & 캔버스













자기 만의 시간을 가질 여유가

삶에서

1분도 아까운 삶을 살고 있다면


그녀의 그림을 딱 1초만이라도 보라고 하고 싶다.

그녀는 충분히 그 1초 안에


끝없이 청아한 지평선과

소음도 비린내도 나지 않는 환상적인 바다 위

새하얀 커튼이 나부끼는

별장 문을 열고 들어간 듯한 기분을 느끼게 만들어 줄 사람이기 때문이다.






https://artwise.co.kr/m/product.html?branduid=80235&xcode=011&mcode=000&scode=&type=P&search=&sort=o


제목    :   느지막이 부는 바람

               Late Breeze

작가    :   앨리스 달튼 브라운

                Alice Dalton Brown (1939-현재)

소장처 :   피스츠바치 갤러리

                Fischbach Gallery

                https://alicedaltonbrown.net/

연도    :   ----년

재료    :   오일 & 캔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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