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청춘 궤도,
작가 이소서 시집.
12 : 청춘 궤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해.
거꾸로 뒤집힌 채
초등학교 운동장에 갇혀버린 것 같다고.
그 조그만 곳이 세상 전부일리도 없는데
왜 난 하염없이 헤매었을까
네모난 흠결이,
꼭 나를 잡아먹기라도 할 것 처럼
나는 울지도 못 하고 내 존재를 죽이기 바빴다.
마치 그게 당연한 것 처럼.
새까맣게 타버린 가슴팍의 화상이
나를 좀 먹는 줄도 모르고.
광활한 운동장, 거꾸로 기울어진 나.
나는 흐드러진 봄을 이해할 수 없었다.
오랜 슬픔을 딛고 마침내 피워낸
그 성취감의 깊이를,
나는 감히 가늠할수도 없었다.
동그란 운동장인줄 모르고 그 자리를 내내 돈다.
알 수 없는 질문만 모래바닥에 사무쳐, 쌓인다.
나는 왜 죽을 수 없는지.
나는 왜, 살수도 없는지.
그런데, 거꾸로 태어났다면
그냥 운동장을 뒤집어 버리면 되는 게 아닐까?
어차피 그게 세상의 전부일리도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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