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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M Oct 06. 2024

에필로그 - 죄송, 미안 그리고 감사

첫째 돌잔치에서 내가 부모님 앞에서 했던 말이 기억난다. 자식 낳아서 키우니까 부모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고 했다. 그 말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것이었는지 그로부터 22년이 넘어서 요즘에 느끼고 있다. 사실은 나는 아직도 부모님의 마음을 다 모른다. 옛말에 부모보다 나은 자식이 없다고들 했다. 나는 우리 부모님만큼 좋은 부모가 아직은 아닌것 같다. 아마도 평생 그렇게 되기 힘들지도 모른다. 둘째가 태어나고 아이들이 학교를 가고 성장해 가면서 나 자신이 아니라 두 아이의 부모로서 해야만 했던 일들 겪어야만 했던 슬픔과 고통들을 경험하면서 중간중간에 나를 키워 주신 나의 부모님이 생각났고 나만큼 힘들었겠구나 라는 생각에 연민이 느껴졌고 그런 힘들었음에 대해 한 번도 제대로 알아주지 않았던 못난 나 자신을 스스로 자책했었고 더 나아가서는 여전히 부모님에게 죄송하다고 말을 못 하고 있는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처음에 이 글을 쓰려고 생각할 때에는 단순히 내 아이들을 키우면서 부모로서 느낀 감정, 슬픔, 아쉬움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를 내가 위로하기 위해 쓰려고 했다. 그런데 글을 막상 시작하면서 계속 내 아이들에 대한 나의 감정보다 나를 키우신 나의 부모님은 어떤 감정이었을까가 더 많이 생각이 났다. 그러면서 생각해 보니 부끄럽고 죄송하고 부족했던 나의 과거가 계속 떠올려졌다. 그래서 결국은 이 글을 나의 부모님에 대한 반성문으로 쓰야겠다고 변경하게 되었다.


글을 업으로 쓰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직장을 다니면서 글을 쓰기 시작하다 보니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처음 예상보다 시간이 더 오려 걸렸지만 원래 계획대로 다 마무리를 했기에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 주고 싶다. 하나씩 주제를 정하고 그에 대해서 글을 쓰면서 혼자 많이 울기도 했다. 아이들에 대한 나의 감정뿐만 아니라 내 부모님에 대한 생각으로 눈물이 나더라. 나도 이제 늙었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 대학 동기들이나 예전에 같이 회사를 같이 다녔던 동료들과는 이제는 거리상 메신저로만 서로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그런데 내 나이쯤 되니 사실 각자의 삶에 충실하고 각자의 가정에 바쁘다 보니 예전처럼 시시콜콜한 것까지 공유하면서 자주 연락하지는 못한다. 가끔 연락이 오면 주로 둘 중에 하나다. 누구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부고 아니면 누구의 생일에 시스템이 자동으로 보내는 메시지들이다. 벌써 우리 나이가 이제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을 그런 것으로 알게 된다. 늦었지만 이 글을 통해 나의 지난 과거를 돌이켜 보았고 부모님에게 직접적으로는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죄송했다고 미안했다고 그리고 감사했다고 말하고 싶다. 아직 건강하게 살아 계시는 그것 만으로도 너무 훌륭하시고 존경한다고 말하고 싶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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