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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귀 문파의 최후: 조화는 불가능했나

by CAPRICORN


Fact:

사마귀는 성적 식인(Sexual Cannibalism)을 하는 대표적인 곤충으로, 검은 과부거미와 함께 자주 언급된다.

암컷이 수컷을 먹는 이유는 주로 영양 보충과 번식 성공률 향상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흥미로운 점은, 수컷이 먹히는 과정이 교미를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암컷이 수컷을 먹는 동안에도 교미는 계속 진행된다(!!).

모든 수컷이 먹히는 것은 아니지만, 먹히는 개체는 암컷의 에너지원이 되어 알 보호에 기여한다.


Question :

수컷은 번식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이 체제를 받아들일 것인가?

만약 수컷들이 이러한 체제에 반기를 든다면, 사마귀 사회는 어떻게 변할까?

암컷과 수컷 간의 갈등이 격화되면, 생존과 번식이라는 본능은 어떻게 균형을 이루게 될까?


Begin:

수컷과 암컷이 결과적으로 반목하게 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갈등으로 시작된 사마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마귀 문파는 오랜 세월 동안 고유한 무공, 당낭권을 전수하며 무림에서 생존해 왔다. 이 문파의 비술인 당낭권은 오직 암컷에게만 전수되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 기술은 오직 암컷만이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당낭권은 암컷이 알을 지키기 위해 교미 후 수컷을 고통 없이 제거하는 기술을 담고 있었다.


언뜻 잔혹해 보이는 이 기술은 사실 자비로운 면도 있었다. 당낭권으로 죽음을 맞이한 수컷은 암컷의 에너지원이 되었다. 암컷은 이를 통해 번식의 에너지를 얻고, 다른 수컷이나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알을 지킬 힘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일부 수컷들은 이 체제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왜 우리는 교미 후 제거되어야 하는가? 왜 암컷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만 하는가?"


이 질문들은 곧 반란으로 이어졌다. 수컷들은 마침내 새로운 무공, 반낭권을 창안해 냈다. 반낭권은 암컷의 공격을 방어하고, 오히려 역공을 가할 수 있는 기술이었다. 교미 중에도 생존을 선택할 수 있는 무공. 그것이 반낭권이었다. 처음에는 몇몇 수컷들이 이를 사용했을 뿐이었지만, 곧 암컷의 당낭권을 무력화하고 암컷을 치명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했다.


그 결과, 일부 암컷이 교미 후 죽임을 당하거나 번식이 불가능해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수컷들의 저항은 문파 내부에 큰 균열을 가져왔다. 사마귀 문파는 결국 암컷과 수컷으로 나뉘게 되었다. 수컷들은 생존을 위해 싸웠고, 암컷들은 번식을 지키기 위해 더욱 강력한 무공을 연마했다. 양측의 갈등은 끝없는 싸움으로 이어졌다.

결국 그 갈등은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했다. 암컷은 더 이상 번식에 필요한 수컷을 얻을 수 없었고, 수컷 역시 스스로의 생존을 지키는 과정에서 번식의 기회를 상실했다.


사마귀 문파는 번식과 생존의 균형을 잃고 자멸하고 말았다. 그들이 싸운 이유는 결국 생존과 번식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그들은 서로를 파괴하고 말았다. 사마귀 문파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그들의 비극적인 운명은 ‘당낭권’이라는 이름만이, 잊혀져 가는 전설 속에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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