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치안주르 (March 2014)
여행길에서는 수많은 우연을 마주치게 된다. 대부분은 내가 평소 바라던 일이 눈 앞에 펼쳐지거나 내가 곤란한 상황에 빠져있을 때 도움의 손길 같은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는 그 우연을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는 한다. 이래서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세상이 살 맛 나는 것 아닌가, 하며. 그러나 때로는 마주친 우연이 너무나 신기하고 극적이라서 그것이 진짜 우연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미리 정해놓은 필연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
7년동안 다녔던 회사를 그만두고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잠시 쉬어가는 안식년 같은 의미로 그동안 못했던 여행을 실컷 다니곤 했다.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어느새 비행기표를 손에 쥐고 공항으로 향했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 그 다음 목적지를 뒤적거려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는 시간들이었다. 어쩌면 이제껏 나의 삶에서 정신적으로 가장 풍요롭고 여유로웠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시작이 있고, 당연하게도 그 끝 역시 있는 법이다. 인도네시아 여행이 나의 제 2 방황기를 마무리해줄 여행지가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늘 같은 마음으로 배낭을 싸서 떠났고, 돌아옴과 동시에 다음의 떠남을 준비하리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인생에는 늘 예측하지 못한 우연이 끼어든다. 여행길에서는 더더욱 발견하기 쉬워지는 우연이라는 선물 말이다.
치안주르(Cianjur)는 인도네시아 자바(Java)섬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도시이다. 수도인 자카르타(Jakarta)와 그리 멀지는 않지만 아직도 농촌의 풍경을 가득 안고 있는 산기슭의 조용한 마을이라서 관광객들은 많이 들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내가 한 달간의 인도네시아 여행의 마지막 경유지로 치안주르를 선택한 것도 순전히 우연이었다. 발리(Bali)에서 자바로 넘어오는 버스 안에서 만난 독일 여행자들로부터 치안주르에 가면 여행자들을 좀처럼 만나기 힘든 전통적인 인도네시아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할 수 있다는 정보를 듣고 그냥 무작정 찾아가기로 한 것이었다.
족자카르타(Yogyakarta)에서 반둥(Bandung)까지 기차를 타고 8시간, 반둥역에서 반둥 시내로 나가 시외버스를 타고 2시간 반, 그리곤 다시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내가 홈스테이 할 집에 도착했다. 지도를 보고 가늠했던 거리에 비해 생각보다 길었던 이동시간 때문에 피곤한 몰골을 하고 집 주인과 첫 인사를 했다. 이런 일은 거의 없는데 다른 여행자 한 명이 이미 이 곳에 묵고 있다는 말을 전해왔다. 그러나 한 명 정도 다른 여행자가 함께 있는 것은 나에게 크게 신경 쓸 거리가 되지 못했다. 피곤함을 조금이라도 떨쳐내기 위해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는 마당에 앉아 집에서 준비해준 따뜻한 저녁을 먹으며 조용한 시골마을의 정취를 느끼고 있을 때 먼저 묵고 있었다는 다른 한 명의 여행자가 돌아왔다.
“어? 혹시 세바스티앙Sebastian?”
“너 애니 아니야? 어떻게 이런 일이….”
우리는 꼬박 십 년을 채우고서야 다시 만났다. 세바스티앙Sebastian과 나와의 첫 만남은 2004년 여름 이탈리아 피렌체(Firenze)에서였다. 당시 나는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그림 같은 영상에 빠져들어 피렌체의 두오모에 꼭 오르고 싶었고, 여러 곳을 둘러볼 시간이 부족한 와중에 하루의 시간을 내어 로마에서 당일치기로 피렌체에 다녀오게 되었다. 피렌체에서 보낸 하루는 눈부시게 맑은 하늘과 로마보다 훨씬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도시의 매력 덕분에 한껏 기분이 부풀어올랐던 하루였다. 아름답게 기억된 하루 속에 세바스티앙Sebastian이 자리하고 있었다. 한 공원 벤치에 앉아 피자 한 조각과 커피 한 잔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있을 때였다.
“혼자 여행하는 거야? 나도 그래. 난 프랑스에서 온 세바스티앙Sebastian이라고 해. 오늘 날씨 정말 아름답지?”
마주 있는 벤치에 앉아있던 세바스티앙Sebastian과의 첫 만남이었다. 굳이 이유를 대자면 흔히들 말하는 것처럼 날씨가 좋다고 말하지 않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세바스티앙Sebastian에게 호감을 느낀 나는 그 날 하루를 세바스티앙Sebastian과 함께 피렌체 거리를 걸었다.
“난 로마는 너무 크고 복잡해서 별로야. 피렌체가 좋아서 며칠째 이 곳에 머물고 있는 중이야. 그냥 거리만 걸어도 참 예쁜 곳이야. 승애 넌 이런 곳을 하루도 채 보지 못하다니 아쉬운데…. 어디 가보고 싶은 곳 있어?”
“내가 피렌체에 온 이유는 딱 하나야. 두오모! 갈래?”
우리는 함께 두오모에 올랐다. 눈 앞에 영화의 영상이 펼쳐지고 머리 속에는 영화음악이 재생되고 있었다. 되도록이면 혼자 떠나는 여행을 선호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그것의 가장 큰 단점이라면 일상생활로 돌아왔을 때, 여행 중의 감정과 느낌들을 나눌 사람이 없어 공감 부족에 의한 외로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두오모는 그런 면에서 다행이었다. 당장이라도 나의 넘치는 감성을 나눌 사람이 옆에 있었으니 말이다.
“내가 이 곳에 오고 싶었던 이유는 일본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때문이야. 그 영화에서 이 곳이 나와. 연인들이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장소로 말이야. 영화 속 영상과 음악이 너무 아름다워서 꼭 와보고 싶었어. 우리가 연인은 아니지만 그래도 같이 와줘서 고마워. 여기에 혼자 올랐으면 아마 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고래고래 소리라도 질렀을 거야.”
“하하. 소리지르는 게 더 재미있겠는데? 영원한 사랑 같은 건 믿지 않지만 나도 보고 싶다, 그 영화.”
나 역시 영원한 사랑은 영화에서나 가능한 환상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영화에 감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었고 우리가 영화의 주인공인 쥰세이와 아오이가 될 수는 없었지만, 두오모를 내 두 눈으로 확인하고 내 두 발로 직접 올라 피렌체의 공기를 들이마신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우리는 영화보다는 덜 아름다운 현실 속에 존재하지만 영화에서 시작되어 사랑, 여행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걸어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시간이었다.
“세바스티앙Sebastian, 오늘 만나서 정말 반가웠어. 기대하지 못했던 곳에서 좋은 친구를 만난 거지. 내 추억 속 피렌체는 항상 너와 함께 기억되겠네.”
“나도 즐거웠어. 시간이 짧긴 하지만 이런 만남이 때로는 오래 기억되는 법이지. 영화 <비포 선라이즈Before sunrise> 봤어? 그 영화에서처럼 서로 연락처도 주고받지 말고 헤어지자. 우리가 그들처럼 하루 만에 사랑에 빠진 건 아니지만 왠지 재미있지 않아? 영원한 사랑은 모르겠지만 인연을 믿어보는 거야.”
“그러게. 좋은 생각인데? 비록 영화보다는 아름답지 않은 현실이지만 만약에 너와 내가 다시 만나게 된다면 진짜로 영화 같은 일들이 펼쳐질지도 모르지.”
우리는 내심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 확신하면서도 즐거이 영화 흉내를 내며 작별 인사를 했다. 그리곤 잊혀져 갔다. 여행일기를 뒤적거리거나 어디선가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음악이 들릴 때면 간혹 그가 떠오르기도 했지만, 그저 미소가 지어지는 수많은 날들 중 하루에 불과한 추억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 해 겨울,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인도행 비행기표를 샀고 첫 번째 도시인 콜카타에 도착했다. 나에게는 마치 고향처럼 편안한 느낌이 들게 해 콜카타에 있는 내내 거의 벗어나지 않았던 여행자 거리인 써더 스트리트를 거닐고 있을 때였다. 언제나 오고 가는 커다란 배낭을 맨 여행자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는 곳이었지만 유난히 내 시선을 잡아 끄는 한 사람이 있었다.
“세바스티앙Sebastian?”
“오 마이 갓! 애니 맞아? 여기는 이탈리아가 아닌 인도라구. 이곳에서 우리가 다시 만난 거야?”
“세상에 진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니 믿을 수가 없어. 그런데 지금 여기 도착한 거야, 아님 떠나는 거야?”
커다란 배낭을 매고 있는 그에게 물었다.
“실은 나 지금 프랑스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러 가는 길이야.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길게 이야기할 시간은 안되지만, 아무튼 정말 신기하다. 우리 보통 인연이 아닌가 봐.”
그도 나도 갑자기 맞이하게 된 영화 같은 만남에 흥분 상태였지만, 회포를 풀 시간은 부족했다. 아쉽지만 급히 서로의 연락처만 주고 받고 다시 작별 인사를 나눌 수 밖에 없었다. 이후에 이메일을 통해 그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나와 피렌체에서 만난 뒤로도 계속 여행을 했고, 육로로 이동하다 보니 인도까지 오게 되었던 것이었다. 우리가 겪은 우연이 아무래도 신기하여 이러다가 정말로 우리가 서로 사랑하게 되는 거 아니냐며 우리는 웃었다.
한동안은 우연이 인연이 되어 이메일을 통해 서로 연락을 주고 받았다. 그러나 그 인연은 오래가지 않았다. 우리는 너무 먼 곳에 살고 있었고, 각자의 생활이 있었고, 공부하고 취직해서 일하며 사는 시간 동안 자연스럽게 연락은 뜸해졌고 어느 순간 아예 연락이 끊긴 것에 대해 아무 의의를 제기할 수 없을 만큼 일상에 젖어갔다. 우주의 신비로 이어진 인연은 다시 한 순간의 우연으로 돌아가 추억이 되고 말았다.
그런 그를 십 년 만에 인도네시아에서 마주치게 된 것이다. 그것도 다른 여행자들을 마주치기 힘들다는 시골 마을에서 말이다. 그의 얼굴을 마주쳤을 때는 정말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기분이었다. 십 년이란 세월만큼 그의 얼굴은 조금은 나이를 먹었지만 한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그는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기적 같은, 아니 영화 같은 시간을 인도네시아의 시골 마을에서 함께 했다. 절대로 일어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었고, 그렇기에 기대하지도 않았던 시간을 선물 받은 기분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우연을 늘 그렇듯 기꺼이 기쁘게 받아들이고 싶었다. 매일 해가 비추면 해가 비추는 대로, 비가 쏟아지면 그대로 그 비를 맞아가며 편안한 차림으로 주변 산을 트레킹 하거나 동네의 거리를 어슬렁거리며 우리들만의 시간에 빠져 지냈다. 피렌체에서 몇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도 오래된 친구처럼 서로 참 잘 통한다고 느꼈지만, 세 번째 주어진 우연 덕분에 우리는 처음으로 나름 긴 시간을 함께 하며 서로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알아갔다.
그러나 그런 시간도 상관없이 우리는 서로 다른 곳에서 온 이방인이었고, 헤어짐의 순간은 반드시 오게 되어있다. 내가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카르타로 가기 전날 밤, 우리는 맥주 한 캔씩을 앞에 두고 마당에 앉아 세 번째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내일이면 우리 또 이별이네. 우리 인연 참 희한하다. 이렇게 만나게 되기도 쉽지는 않을 거야, 그렇지, 세바스티앙Sebastian?”
“쉽지 않지. 음...내가 피렌체에서 영원한 사랑이나 운명 같은 것은 믿지 않는다고 말했던 거 기억해?”
“응, 기억해. 나도 네 말에 동의한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이 곳에서 너를 다시 만나고 나서 내가 뭔가 잘못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우습게도 나는 신도 믿지 않지만 저 위에 있는 누군가가 도대체 몇 번을 우연처럼 마주치게 해주어야 운명을 제대로 알아보고 붙잡을 거냐고 나에게 다그치는 것 같았거든. 그리고 이게 마지막 기회일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어. 더 이상 나에게 우연을 가장한 기회는 주어지지 않을 것 같아.”
“…”
“…그래서 말인데…. 나 지금 너를 놓치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넌 어떻게 생각해?”
신부님 앞에서 고해성사하듯 몇 번을 망설이다가 말을 꺼내는 세바스티앙Sebastian이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함께 지내는 며칠 동안 상상해보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막상 그의 깊어진 눈을 마주하고 있자니 나는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입술만 오물거렸다.
“나는, 나는….”
“단번에 ‘yes’라고 대답하기 어렵다는 거 이해해. 나도 말을 할까, 말까 고민 많이 했어. 현실적으로 우리가 더 좋은 사이로 발전된다고 해도 당장 달라질 수 있는 건 별로 없어. 나는 파리에, 너는 서울에 살면서 멀리 떨어진 채로 서로를 그리워하겠지. 그래도 우리가 서로에 대한 감정을 확인하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해. 나는 이미 사랑에 빠진 것 같거든. 어쩌면 세상에는 내가 노력해도 거부할 수 없는 사랑 같은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믿게 됐어. 그리고 너의 감정에 대해 확인도 하고 싶어. 멀리 떨어져 있는 것도 억울한데 나 혼자만 짝사랑하는 건 서글프잖아.”
나에게 부담주지 않으려고 농담처럼 건네는 그의 말에 나는 순간적으로 내 마음이 벌거벗겨져 그의 앞에 드러나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감정 표현을 감추는 데 서툴러서 솔직해서 좋은 것은 좋다고, 싫은 것은 싫다고 표현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나이기에 그간 그를 향한 내 마음을 그가 알아채지 못할 리 없었다. 다만 그는 나의 입을 통하여 마지막으로 확인을 하고, 우리의 관계를 명확하게 정리하고 싶은 듯 했다. 그가 고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현실적인 생각들이 내 머리 속을 어지럽혀 말로서 일목요연하게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그도 나와 똑같이 우리의 신기하고도 질긴 인연에 대해 감사하고, 그 인연을 지켜나가기 위해서 견뎌야 할 힘든 시간들을 염려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감정에 솔직해지자고 그는 나에게 용기를 북돋우고 있었다.
한참 그를 바라보다가 그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이었다. 그 순간 나는 꽤나 떨고 있었나 보다. 그를 향한 설렘이었는지, 우리가 시작하는 결코 쉽지 않을 길에 대한 두려움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따뜻하고 커다란 손으로 차가워진 내 손을 감쌌다. 나에게서 그 떨림이 느껴졌을까?
“고마워. 내 마음 받아주고 마음 열어줘서 정말 고마워. 그리고 걱정하지마. 다 잘 될 거야.”
너무 많은 것들을 생각하면 세상에서 쉬운 선택이란 없다. 인생을 살면서 잘못된 선택이란 것도 없다. 인생은 한번의 선택으로 끝나는 결과물이 아니라 죽음에 다다를 때까지 선택에, 선택을 거듭해야만 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개구리가 울어대는 치안주르에서 나는 ‘사랑’을 선택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반복된 시간의 힘을 믿었고, 그 시간 속에서 피어난 감정을 존중하기로 결정했다. 그것이 스스로에게 솔직한 삶을 사는 방법이라고 다독거리며.
우리는 우리가 서로에게 정해진 운명인지 아직도 확신하지 못한다. 우리는 여전히 8,000km보다 더 멀리 떨어져 살고 있고, 8시간의 시차 속에 서로 다른 하루를 시작하고 끝낸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서로의 생각이나 감정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있고, 서로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우연이 만들어준 세 번의 기회가 우리에게는 귀중한 인연의 시작이었음을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지금은 알 수 없다. 영원한 사랑을 실컷 강조해 놓고는 이후의 생활은 없는 것처럼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순간만으로 해피 엔딩이라고 우기는 로맨스 영화처럼, 현재는 해피 엔딩이지만 우리의 진짜 엔딩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오지도 않은 미래와 알 수 없는 결과에 연연하여 십 년을 돌아 어렵게 지금의 나에게 연결된 인연의 끈을 싹둑 잘라버리고 싶지는 않다. 어쩌면 우리는 진짜 운명인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