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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 대한 연구

베아트리체 비브

by 쓱쓱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유아기 아동의 애착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베아트리체 비브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


"대부분의 연구는 자신에 대한 연구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어떤 분야, 또는 어떤 영역에 대해 더 잘 알고 싶고 더 잘 이해하고 싶어 그것을 연구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결국 어떤 식으로든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진심으로 탁월한 통찰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만약 누군가 경제와 부, 비즈니스와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에 몰입하여 연구하고자 한다면 그에게 경제력과 부에 대한 갈망이 있을 것이고 그러한 연구의 과정은 결국 이러한 가치를 우선시하게 되는 자신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될 것이다.


또 만약 양육과 교육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더 좋은 양육자와 교육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일 것이고 그러한 과정은 결국 자신을 끊임없이 비추며 숙고하는 과정이 동반될 것이다.


인문학 특히 심리학은 더 직접적인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고 상담을 공부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과 자신을 키워준 사람들을 좀 더 이해하고 싶어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가장 먼저 자신을 좀 더 잘 이해하게 되면 타인에 대한 이해가 더 가능해지고 조금씩 그렇게 이해의 폭이 넓어지면 삶에 상당한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되기도 한다.


이렇듯 결국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연구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가장 극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를 공부하고, 교육을 연구하고, 인문학에 몰입하고, 예술을 탐구하는 모든 과정의 끝에서 우리는 대부분 이 극적인 질문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그 누구도 이 극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모른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이 질문이 바로 우리 자신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자기 자신이 만든 질문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답도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내가 그렇다면 그런 거다, 라며 단순화하여 실제로 그렇게 믿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우리는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왜 그런 생각이 드는지, 혹은 왜 그렇게 느끼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믿거나 느끼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결정적으로 아인쉬타인이 말한 것처럼

"문제를 만들어낸 의식과 같은 의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나의 의식이 만들어낸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같은 수준의 나의 의식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연구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또한 그러한 연구를 멈추지 않기에 우리는 계속 나아간다.


결국 영원히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을 찾지 못한다 할지라도

아니, 어쩌면 정확한 답을 찾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영원히 나아갈 수 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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