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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수킴 May 16. 2024

제목을 붙여 주십시오. 적당한 걸로요.

아빠의 2화


오늘도 아무도 반기지 않는 방 안으로 들어서 조용히 ‘타이스의 명상곡’을 듣읍니다. 무어라 글의 서두를 꺼내야 하는지 망설여지기만 하지만,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가슴에 남아 있읍니다.


이제는 조금씩 회사 생활에 적응하며 내 자신의 능력을 비춰보고 싶지만 참고 지내는 경우가 더 많읍니다. 내일은 토함산으로 등반을 가지만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몸만 갑니다. 조금은 춥겠지만 견딜만하리라 생각이 듭니다. 군대에서는 더 추운 곳에서 잘 견디어 냈으니까요.


약속하고 스스로 자신을 지키려는 마음이 강하지만 그리 쉽지만은 않아요. 산다는 것이 다 그런 거라고 나약한 소리는 하기 싫은데 말입니다. 사람을 그리워한다는 것. 가족, 가슴에 남아있는 사람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하지는 못하지만, 나 못지않게 나를 지탱하고 위하고 생각하리라 생각하면 그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앞서요.


매일 퇴근길에 여천 공단의 화려한 야경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생계와 가족을 위해 밤을 잊고 사는 것을 보면 지난 세월 값없이 느껴지는 때가 많아요. 하지만 내 스스로 굳게 서는 정신적 안락함을 위해 고통의 시간들이 수없이 있었다는 사실도 잊기는 싫읍니다.


글을 쓰려고 하지만 스스로 정리가 덜 되어서 걱정입니다. 정신적 여유가 없어요. 스스로 고통받기를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너무 어두운 이야기만 써서 미안합니다. 그러나 한 번씩 전화를 걸 때 물어주는 안부가 많은 격려가 됩니다. 고마워요.


떨어져 있는 동안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끼며 서로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도록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합시다.


마지막으로 뒷장에 미선씨에게 만날 때까지 약속으로 제 글을 드립니다. 받아주면 고맙겠읍니다. 방금 샤워하고 쓴느 글이 두서가 없읍니다. 좀 더 많은 이야기를 쓰면 좋은데 잘 되지 않아요. 다시 얼굴을 보며 웃는 모습을 볼 때까지 “안녕”


PS. 제목을 붙여 주십시오. 적당한 걸로요.


언제고 돌아오리라.

문고리도 벗겨 두었는데

달 빛 바래 눈이 시리도록

오지 않기에 창에는

커텐마저 검게 드리우고

못질까지 하였다.


하지만

잊으려 할수록

생각이나 못 잊겠기에

지난밤엔 달이 잘 걸리는

높다란 가지 위에서 밤새

울며 바라보았건만

그 누구 탐을 낼까

꿈속에서 나타나는 님.


이제는 차마 보낼 수 없어

아무도 몰래 꼭 붙들어

뒷뜰 돌담 사이에

꼭꼭 접어 숨겨 두었더라


PS. 삼류 신파 같은 글이지만 아주 오래된 글입니다. 내가 쓰는 주제들과는 약간 거리가 있어요. 양해 바랍니다. 그리고 밤이 깊어 글씨가 너무 엉망입니다. 이제는 내일 일찍 떠나는 관계로 잠을 청합니다.


“사랑의 슬픔” 바이올린 선율에 취해 꿈이나 꾸렵니다. 꿈속에 누가 나타나는지 다음에 이야기합시다. 그럼 만날 때 웃음으로 다시 뵙기를.

-두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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