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D형! 남미 여행을 함께 가기 전, 형을 처음 봤을 때가 기억나. 형은 여행만 생각하면 심장이 뛴다고 했지. 나는 형이 정말 순수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나의 심장은 무엇을 할 때 뛰는지 한참 고민했어.
우리가 함께 했던 우유니 사막에서 내 심장은 뛰었어. 내 인생에서 본 가장 아름다운 풍경 중 하나여서 그랬어. 하늘과 땅의 경계가 모호한 곳에서 부유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사실에 감격해서 그랬어. 난 그 두근거림이 좋아서 아름다운 장소와 방황하는 사람들을 계속 찾아다녀.
D형! 6개월 전, 형은 이유를 알 수 없이 심장이 뛴다고 했어. 심전도 검사엔 이상이 없으니 심리적인 문제인가 보다고 했어. 멀리 떨어져 있어서 형의 상황을 잘 몰랐지만 갑작스러운 심장의 반응에 형이 많이 놀랐을 것 같아.
우리가 우유니 사막 투어에 갔을 때 갑자기 하늘에서 비가 내렸어. 그런데 저 멀리 다른 지역에는 비구름이 없었지. 그래서 우린 가이드에게 맑은 지역으로 가달라고 했는데 가이드는 비 오는 곳을 맴돌다가 그대로 마을로 돌아와 버렸어. 우린 여행사를 점거해서 사장과 싸웠지. 그때 내 심장은두근거렸어.
D형! 심장은 가장 원초적이고 순수한 장기 같아. 좋은 순간이나 불쾌한 순간이나 강렬한 변동의 순간에 박동으로 반응해. 심장의 투박한 표현에서 그 의미를 읽는 행위가 우리 자신을 챙기는 기초일 거야. 나아갈 때와 멈출 때를 알아차려달라고 그렇게 심장이 뛴 건 아닐까 생각해봐. 우유니 사막에서 본 것처럼 하늘과 땅 사이는 모두 인간의 공간이니,애써 땅에 발붙이고 있을 필요 없이 언제든 잠깐씩 떠다녀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