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더 빛나는 책] 만들어진 승리자들 (볼프 슈나이더 지음)
위대한 작품과 위대한 행위에 영생을 부여하고 있다.
19세기 이후 시민들이 왕권을 인정하지 않고, 또한 종교에서 주장하던 영생을 믿지 않으면서부터, 사람들은 위대한 작품과 위대한 행위에 영생을 부여하게 되었다. 이처럼 역사의 현장에서 만들어진 영웅은 현대 사회에서 새로운 종교가 되어, 콜럼버스, 모차르트, 고흐, 케네디,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엘론 머스크를 숭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세종대왕, 이순신, 안중근, 김구를 나열할 수 있다.
위대함이란, 인류가 조금이라도 발전하는 데 기여한 대체 불가능한 업적으로 정의된다. 영웅은 도덕적 평가에 의해 정의되지 않고, 오직 “그 사람의 위대한 업적”만으로 규정된다. ‘만들어진 승리자들’은 600페이지에 걸쳐서 역사상의 영웅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집어 본다.
만명 중 한 명
영웅들은 공통점으로, 1) 유리한 환경, 2) 탁월한 능력, 3) 강한 목표 의식, 4) 영리한 자기 포장 능력을 갖는다. 일만 명 중 백 명은 유리한 환경과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여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일만명 중 오직 1명 만이 편집증적인 강한 목표 의식과 자기 포장 능력을 통해 영웅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역사가 만들어지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 1492년 콜럼버스가 스페인 세비야에서 항해를 시작하고, 2007년 스티브 잡스가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아이폰을 발표하였듯이 오늘도 역사의 현장은 영웅을 기다리고 있다.
20세기 중반 이후 전쟁이 사라진 현시대에 영웅은 두 분류 중 하나이다. 끊임없이 평화를 도모하는 정치인과 크게 번 돈으로 인류 발전(질병 퇴치, 환경 개선, 우주 개발)을 도모하는 기업가이다.
영웅으로 기록되지 않은 진정한 영웅들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는 독일과 러시아 군대 사이에 있었던 Tannenberg 전투이다. 독일 역사는 전투 명령을 내린 파울 폰 힌덴부르크 (Paul von Hindenburg) 장군을 영웅으로 기록하고 있다.그러나, Tannenberg 전투의 영웅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독일의 대통령이 된 힌덴부르크 장군이 아니라, 군수와 기초 작전을 세운 맥스 호프만 (Max Hoffman) 작전 참모이다. 호프만은 러일전쟁 참관을 통하여 당시 러시아 장군의 전쟁 전략을 미리 간파하였고, 당시 최신 기차 기술을 도입하여 군 물자와 인력을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하였다.
팀에서 가장 작은 부서를 소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이 책 ‘만들어진 승리자들’이 떠올랐다. 성과를 내고 있는 대표 한 명을 찾을 수는 없었지만, 호프만 작전 참모와 같이 미리 준비하고 큰 판을 그리고 다른 팀과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그들 모두가 영웅이기 때문이다.
민주화 운동, 촛불집회에는 시민 수백만 명과 숨은 조력자들이 참여하였다. 그러나, 역사서는 이를 몇 명이 이끈 것으로 단순화하여 기록하기 급급하다.
앞으로 나아갈 변화의 방향을 설정하고 위기와 절망의 상황에서도 혹독하게 밀어 부치는 구심점 역할을 한 사람이 영웅으로 기록될 것이다. 역사는 단순화하여 대표자를 세우는 데 급급하다. 그러나, 작은 변화는 함께 이끌어 가는 몇 명이 함께 하고, 국가적 변화에는 수 백만명이 동참하여야 전환점이 이루어진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 맡은 소임에서부터 새로운 변화, 위기 극복, 국난 극복의 현장에 함께 있었다. 역사의 현장에 참여한 우리 모두가 빛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