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C

장래희망이 드래곤일 때

티라노가 장래희망인 짝꿍과 싸웠다

티라노는 멸종했으므로 장래희망이 될 수 없는데

왜 저럴까

짝꿍이 울고 자리가 바뀐다

새로운 짝꿍은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친구가 될 수 없으리라 직감했다

짝꿍이 드래곤은 장래희망이 될 수 없다고 말했기 때문에

드래곤의 필요조건인 육감을 벌써 꺠우친 듯했다

짝꿍은 내 팔을 때렸지만

드래곤이 되기 위해 울지 않고 참았다

그쯔음 세기의 명작 투명 드래곤을 읽었다

투명 드래곤은 투명하고 가장 강해서

언제나 이기기만 했다

투명 드래곤은 짝꿍도 없고

싸움밖에 할 줄 몰라서

절친이 될 수 있었던 투명 발록조차 죽여버리고 말았다

투명 드래곤의 눈물은 투명 눈물

색깔도 냄새도 맛도 없고 무게도 없는

대통령 짝꿍은 벌써 우리 반 반장이 되었다

괜찮다

반장은 티라노도 드래곤도 될 수 없는 바보

내 아토피는 드래곤이 되기 위한 준비니까

피부가 다 벗겨지고 나면 드래곤 비늘이 돋아날 거니까

반장이 피부를 보고 놀릴 때마다

드래곤 되는 중이라고 우겼다

투명 드래곤만 아니면 될 것이다 투명하지 않고

싸울 때마다 이기고 지고 비기고 화해하는 드래곤이 될 거야

다짐하곤 했다

피부가 발그레해질 때마다

아 나는 빨간 드래곤이 되겠구나 했다

다행이야

투명 드래곤은 결국 투명 드래곤이

투명 행성을 향해 날아가는 장면으로 끝이 났다

우주 공간의 암흑 물질을 추진력 삼아 투명 행성으로 날아가는 투명 드래곤

그는 과연 투명 친구들을 만났을까

여전한 미스터리다

티라노 짝꿍이 와서

그거 티라노 피부거든

이런 말을 해서 티라노 같은 거 될 바엔

그냥 과학자나 태권도 관장님 될 거라 했다

야 티라노가 얼마나 센데

티라노는 하늘도 못 날고 마법도 못 쓰거든

티라노 사우르스는 렉스야 렉스는 왕이라는 뜻이야

왕인데 왜 멸종됐냐?

그래서 내가 티라노 될 거라고 다시 티라노 왕국을 세울 거라고 그러면 너는 하인밖에 못 해 드래곤 하인

하지만 드래곤은 다 이겨 그러니까 드래곤이 왕국을 빼앗아

그런 게 어디 있냐 여기 있지 야 무조건 다 이기는 게 어딨냐고 뭐 그럴 수도 있지 내 맘이야

네 마음만 있냐? 내 마음도 있어

세상에

네게 마음이 있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