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시작하며
매거진으로 작성하던 글을 브런치북 옮겨 연재하려 합니다. 그동안 글쓰기를 안일하게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목표도 마감도 없는 아마추어의 게으른 특권을 누리고 싶었던 게지요. 그러나 최근 단테 선생님께서 꿈에 나타나 저를 꾸짖으시더군요.
"너는 그런 자세로 지옥을 여행하려 하는가?
내가 이렇게 읽으라고 이 책을 남긴 줄 아는가?
이보게 정신 차리시게!"
꿈이었지만 정신이 번뜩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동안의 게으른 읽기와 쓰기를 반성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브런치북을 연재하는 저의 부끄러운 변입니다.
그동안 독자들께서 달아주신 소중한 댓글이 있기에 기존 <단테 신곡을 읽다> 매거진에 있던 글은 당분간 유지하겠습니다. 다만, 글의 내용과 일관성을 위해 동일한 글들이지만 전체 글을 브런치북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할 예정입니다. 먼저 읽으신 분들은 그냥 무시하셔도 됩니다.
혹 저로 인해 단테 신곡을 진득하게 읽어볼 마음이 생기신 분들은 저와 같은 호흡으로 천천히 깊이 묵상하시며 읽어나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비루한 지식과 이해로 단테 선생님의 큰 명성에 누가 될지도 모르지만, 저는 그분의 저작 읽기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부디 제가 단테 선생님의 저작을 읽는 동안 몇 몇 분이라도 그리스, 로마의 서사적 상상력과 중세 유럽의 문화에 대해 폭넓은 이해를 하게 되는 소중한 마중물이 되길 바랍니다. 여러 독자분들이 부족한 저보다 더 큰 지혜를 깨달아 가시는 축복이 있으시다면 너할 나위가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