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예민이가 되어보려고(5)행동하기
이런저런 스트레스로 머리가 복잡할 때, 머릿속을 비우려고 내가 선택하는 방법 중 하나는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나는 주로 청소나 빨래 같은 집안일을 한다. 집안 구석구석 청소기를 돌리고, 청소포로 바닥을 한 번 더 닦고, 곳곳에 쌓인 먼지를 털어낸다. 어떤 날은 화장실 청소만 힘주어하는 날도 있고, 창틀 청소만 하는 날도 있다. 청소하는 동안에는 청소에만 집중을 할 수 있어서 잡생각을 할 틈이 없다. 청소를 다 끝내고 깨끗하게 정돈된 모습을 보고 있으면 해냈다는 작은 성취감이 들면서 기분이 환기된다. 햇볕 좋은 날, 창가에 이제 막 세탁기에서 꺼낸 세탁물들을 널어놓았을 때 나는 섬유유연제 향기와 햇살이 기분을 좋게 한다는 사실은 말할 것도 없다.
생각과 감정, 행동은 하나의 고리처럼 연결되어 있어서 상호 간에 영향을 주고받는다. 생각이 많아지고, 스트레스받고, 기분이 울적해지려고 할 때 몸을 일으켜서 움직이려고 하는 이유다. 부정적인 생각과 스트레스는 무기력, 울적한 마음으로 이어지고, 그러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니 가만히 있게 된다. 그러면 또 가만히 있으면서 생각만 많아지고 스트레스받고, 울적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생각, 감정, 행동 중에 그나마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행동이다. 감정이나 생각은 의도적으로 생겨나게 하려고 해서 생겨나지 않고, 사라지게 하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이제 행복한 기분이 들 거야' 또는 '이제 화가 안 날 거야'라고 마음을 먹는다고 해서 행복한 기분이 들거나, 화난 감정이 금방 진정되는 일은 잘 생기지 않는다. 생각도 마찬가지다. '오늘 있었던 일은 그만 생각하자', '그 사람에 대해서는 그만 생각하자'라고 다짐해도 생각은 스멀스멀 또 피어오르지 않던가.
그러나 일반적으로 행동은 나의 의지에 따라 통제할 수 있다. 그래서 뭔가를 한다.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고, 스트레칭을 하고, 산책을 한다. 이왕이면 작게라도 생산적인 일을 선택해서 하려고 한다. 그러면 나의 선택으로 행한 일이 작은 성취로 이어지고, 그것은 이어서 기분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뜻대로 안 되는 세상에서 내 뜻대로 뭔가를 해내는 경험은 자율성, 성취감, 통제감을 느끼게 해 준다.
가만히 앉아 걱정만 하고 있는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이런저런 스트레스로 머리가 복잡하다면 생각과 감정을 환기시키기 위해 작은 행동들을 실천해 보기를 추천한다. 행동은 기분을 바꾸고, 생각을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