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때 처음 샀던 향수가 랑방의 '메리미'였다. 길을 지나다가 우연히 그 향기를 맡으면 잠깐 스무 살 때의 내가 스쳐 지나간다. 향은 신기하게도 기억과 이미지를 담고 있는 것 같다. 요즘은 자기 전에 뿌리는 향수를 즐기고 있다. 잘 때 뿌리려고 산 향수는 아닌데 자기 전에 한 번 뿌려보니 좋아서 자주 뿌린다. 불리의 '리켄데코스'다. 워터베이스의 향수라 알코올의 인위적임이 없고, 그린계열이라 숲에 와있는 것 같은 편안함을 주는 향이다. '메리미'가 나의 스무 살을 떠올리게 하는 향수라면 '리켄데코스'는 자기 직전 가장 편안한 순간을 담고 있는 향수라고 할 수 있겠다. 출근할 때 뿌리는 샤넬의 '가브리엘'은 우아하면서도 당당한 여성이 그려지는 향이다. 출근준비의 마무리로 '가브리엘'을 뿌리고 나면 비로소 자연인에서 일하는 여성으로 거듭나는 기분이 든다. 나만의 좋은 기억과 이미지를 담고 있는 향수가 있다면, 그건 더 이상 기성품이 아니라 나를 돌보는 특별한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자신만의 특별한 기억을 담고 있는 좋은 향수가 있다면 공유해 주시기를 :)
2. 아로마오일
아로마오일은 원데이클래스에서 처음 접했다. 종류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고 하는데 나는 라벤더와 유칼리툽스 조합을 좋아한다. 아로마향을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나는 가습기를 틀 때 라벤더와 유칼리툽스 오일을 몇 방울 떨어트린다. 라벤더는 숙면과 진정, 이완에 도움이 되고 유칼리툽스는 비염 같은 기관지 증상을 완화하고, 심신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완이 늘 필요한 예민이에 만성비염 환자인지라 효능도 딱 마음에 든다.
3. 섬유유연제
햇볕 좋은 날 뽀송하게 마른 빨래에서 은은하게 나는 섬유유연제향은 비싼 향수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향인 것 같다. 자연스럽고, 깨끗하고, 포근하다. 그때 나는 향은 섬유유연제 그 자체의 향이라기보다는 거기에 햇빛향(?) 같은 게 더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섬유유연제 단독으로 만들어진 냄새라고 하기에는 햇볕에 바짝 마른 빨래 냄새는 뭔가 달라도 다르단 말이지. 건조기가 있어도 자꾸만 햇볕에 빨래를 말리게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