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상담을 합니다. 근데 이제 보드게임을 곁들인/6

Pt.1 보드게임의 쓰임새-(5)함께 하는 경험, 사회성 증진

by 히예

보드게임을 혼자서 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아직 없는데 찾아보니 1인용 보드게임도 있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학교 상담실에는 혼자 할 수 있는 게임보다는 최소 2명이 함께 할 수 있는 게임을 구비해두고 있어요. 그 이유는 상담실에 오는 아이들이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경험치를 늘려가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와 함께 노는 경험은 아이들의 사회적 경험치를 늘려줍니다. 보드게임을 하면서 아이들은 몇 가지 사회적 기술을 배울 수 있어요. 보드게임을 할 때는 서로 지켜야 할 규칙과 매너가 있기 때문이에요.


아이들은 게임을 하다가 갑자기 화를 내거나 상대방을 속이는 행동을 하면 어떤 결과가 따라오는지, 상대방은 어떻게 느끼는지를 경험하면서 게임놀이를 할 때 갖춰야 할 매너를 배웁니다. 이렇게 배운 사회적 기술이 실제 아이들의 일상에서도 적용될 수 있음은 물론입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필요한 능력으로 총칭되는 '사회성'을 기르는데 보드게임이 어떻게 관여할 수 있는지 보드게임의 특성과 연결 지어 살펴보겠습니다.


보드게임 규칙 중에 가장 기본적인 것은 순서를 지키는 것입니다. 내가 주사위를 던졌으면 그다음은 상대방이 던지고, 상대방이 던지고 나면 다시 내 차례가 되는 식이죠. 상호성을 배우는 겁니다. '나 한번, 너 한번' 하는 상호성은 비단 보드게임에서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기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사회적으로 관계를 맺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인 대화를 예로 들어봅시다. 대화를 할 때, 내가 이야기를 하면 상대방은 내 이야기를 듣고, 상대방이 이야기를 하면 나는 상대방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해요. 그래야 대화가 됩니다. 두 사람 모두 서로의 말을 듣지 않은 채 각자의 말만을 하고 있다면 그건 대화라고 할 수 없어요. 한 사람은 계속 듣고, 한 사람은 계속 말하는 것도 대화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상호성이 결여되었기 때문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게임놀이에서 순서를 주고받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기술을 익히는 과정이 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보드게임에 참여하려면 규칙을 지켜야 해요. 만약 게임 안에서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페널티를 받기도 하고,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한 사람이 계속해서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상대방도 더 이상 규칙을 지키고 싶지 않아 질 수 있어요. 그렇게 되는 순간 규칙은 의미가 없어지고,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죠. 게임이 더 이상 즐겁지 않을 거예요. 만약 여럿이 보드게임을 하는데 한 친구가 반복적으로 규칙을 어기면, 그 친구는 결국 놀이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어요. 즐거운 게임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에요. 모두가 규칙을 지킬 때, 사회적 약속으로서의 규칙이 의미를 갖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에게는 페널티를 주는 것이겠지요. 보드게임이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이런 사회적 맥락을 경험할 수 있어요.


또한, 보드게임은 자기조절을 훈련하기 좋은 매체입니다. 자기 조절이 부족하면 일상의 여러 방면에서 문제가 일어납니다. 우선 행동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자기 몸을 잘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아야 하는 상황에서 움직이거나, 화가 났을 때 주먹이 먼저 나가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감정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쉽게 화가 나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 쉽고, 감정의 진폭이 커져서 감정적으로 소진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면 본인도 소진이 되어 힘들고, 주변 사람도 지치는 상황이 될 수 있어요. 이렇게 자기조절은 일상에 잘 적응하며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역량입니다.


보드게임에 참여하려면 이기고 싶어서 반칙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거나, 상대방을 방해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꾹 참아야 해요. 잠깐의 욕심에 반칙을 하게 되면 그에 상응하는 페널티를 받게 될 테니까요. 그리고 게임에서 져서 기분이 나쁘더라도 게임말을 던지거나 상대방을 욕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되겠지요. 뿐만 아니라 자신이 이겼을 때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할 만큼의 과한 표현을 하는 것도 매너 있는 행동이 아님을 배워야 해요.


규칙이나 매너를 지키지 않아서 주어지는 페널티는 게임 안에서 주어질 수도 있고, 놀이에서 소외되거나 상대방으로부터의 신뢰를 잃게 되는 것으로 주어질 수도 있어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소외는 꽤 큰 페널티가 됩니다. 특히나 또래관계가 중요한 시기인 초등학생들에게 친구들로부터 소외당하는 것은 견디기 힘든 페널티가 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은 자기조절을 연습해야 합니다. 보드게임은 이기고 지는 상황을 통해 아이들이 자기조절의 위기를 경험하게 하고, 스스로를 조절하며 그 위기를 극복하도록 하면서 자기조절능력을 훈련하는데 적합한 장이 되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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