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상담을 합니다. 근데 이제 보드게임을 곁들인/5

Pt 1. 보드게임의 쓰임새-(4)인지능력 향상

by 히예

인지능력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모든 종류의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정신과정을 말합니다. 인지능력을 세분화하는 방법은 학자마다 다른데 기억, 지각, 주의, 문제해결, 추론, 운동기술, 조절, 감각처리 등으로 다양하게 세분화할 수 있습니다. 보드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보드게임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다양한 능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거예요. 즉 다양한 인지능력을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유명한 게임 몇 가지를 생각해 봅시다. 할리갈리 게임은 상대와 번갈아가며 카드를 뒤집다가 같은 과일 5개가 나오면 종을 치는 게임이에요. 종을 친 사람이 바닥에 있는 카드를 가져가고, 마지막에 카드가 가장 많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할리갈리 게임을 하려면 어떤 능력이 필요할까요? 우선 수 개념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종을 치기 전에 같은 과일 5개가 되었는지 알아야 하니까요. 아무 과일이나 5개가 되면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같은 과일이 나왔는지 시각적인 정보를 변별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같은 과일 5개가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면 빠르게 종을 치는 행동으로 연결해야 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눈과 손의 협응능력, 운동기능이 발휘되어야 할 거예요. 같은 과일이 아닌데 종을 치거나, 과일이 5개가 되지 않았는데 종을 치면 페널티를 받게 되기 때문에 목표로 하는 정보(같은 과일 5개)가 나올 때까지 주의 기울여야 합니다.


두 번째는 우노 게임이에요. 우노 게임은 무작위로 나눠 받은 같은 수의 카드를 가장 먼저 손에서 없애는 사람이 승리하는 카드게임입니다. 손에 있는 카드를 버릴 수 있는 방법은 바닥에 펼쳐진 카드와 숫자나 색이 같을 때 1장을 내는 거예요. 숫자카드 외에도 특별한 기능이 있는 특수카드가 있어요. 순서를 바꾸거나, 상대방과 카드를 통째로 교환하는 등 여러 기능이 있어서 전략적으로 사용해야 해요. 이런 방식으로 손에 있는 카드를 없애다가 카드 한 장만 손에 남았을 때 '우노!'라고 외쳐야 합니다. 자기 손에 카드가 한 장 남았는데 상대방이 먼저 ‘우노’라고 외치면 페널티를 받게 돼요. 이런 규칙을 잘 활용하려면 자기 카드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카드가 몇 장 남았는지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상황 전체를 조망하는 능력이 필요하고, 순간적인 집중력과 순발력도 필요해요. 우노 게임은 시각적인 주의력과 변별력을 사용해야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학습인지와도 관련이 있어요.


세 번째는 메모리 게임을 생각해 볼게요. 메모리 게임의 규칙은 단순합니다. 카드를 잘 섞어서 뒷면으로 놓은 다음 자기 차례에 카드 2장을 뒤집습니다. 뒤집은 카드의 그림이 같으면 카드를 가져가고, 아니라면 다시 카드를 원래대로 뒤집어놓아요. 카드에는 같은 모양의 그림이 한 쌍씩 들어있거든요. 메모리 게임은 기억과 인지전략의 요소가 중요한 게임이에요. 이미 뒤집은 오답카드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계속해서 기억해야, 다음 턴에 한 쌍의 카드를 찾을 확률이 높아지겠지요. 어떻게 기억하는지 그 방법은 사람마다 달라요. 기억전략을 만들어내는 것은 상위인지 능력과도 관련이 있어요. 어떤 사람은 사진을 찍듯이 이미지로 기억하기도 하고, 기억해야 할 정보를 반복적으로 암송하기도 하고, 이 외에 자기만의 창의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보드게임 종류별로 다양한 인지능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즐겁게 놀이를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인지능력을 사용하고, 훈련할 수 있다는 것이 보드게임이 가진 장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인지능력이라고 하니 학습이나 공부에도 도움이 되는 건지 궁금해집니다. 공부도 일종의 과업이자 문제해결 과정이기 때문에 물론 도움이 됩니다. 공부를 할 때도 필요한 정보에 주의를 집중하고, 시각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변별하고, 기억하고, 산출하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보드게임이 학습에도 도움이 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 숙달의 과정을 경험한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처음은 서투르듯이 아이들도 처음 해 본 보드게임을 능숙하게 잘하지는 못해요. 그렇지만 반복해서 경험을 하다 보면 조금씩 방법을 습득하고 숙달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학습을 할 때도 처음부터 다 잘할 수는 없어요. 잘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하고, 어렵게 느껴지고, 그러면서 실패를 하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다시 반복하고, 연습하면서 드디어 배운 것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숙달 경험 자체는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학습을 해나가는 데 밑바탕이 되는 중요한 경험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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