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을 한다는 것은

주변으로 시선을 돌려보아요~

by 최진영

코로나 때문에 취미생활이었던 볼링모임이 뜸해지고

헬스장에도 가기 꺼려지던 시절.


등산을 시작했다.


날씬해지기 위해서 약간은 건강하고 싶어서 시작했던 운동은

주로 실내에서 하는 것들이다. 수영, 헬스, 스피닝, 볼링 등등


등산은 좀 새로운 도전이었다.


원래 물을 좋아하는 나는 산보다는 바다였는데, 특히 산은 내려오는 길에 미끄러지는 게 무서웠을 뿐 아니라

내려갈 걸 굳이 힘들게 올라가나 하는 생각이 있어서 시도도 안 해봤던 것 같다.


처음에는 성격대로 산을 정복하는 마음으로 다녔다.


최단코스로 엄청 열심히 올라가서 정상에서 사진 한 장 찍고 빠르게 하산!

뭔가 정복한다는 성취감이 좋았던 것 같고, 정복할 산이 많다는 것 또한 나를 설레게 하는 포인트였다.


그렇게 1년 정도 다니다 보니

주변을 보는 나의 시선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집, 운동, 일 뭐든 열심히 하려다 보니

그것 외의 것은 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날 출근길 빨갛게 노랗게 물들어가는 가을이 보였다.


'어~ 저 나무 예쁘네~ '


하늘이 높고 파랗다.


어느 순간 시간의 흐름이 보였고, 그에 따라 변해가는 풍경이 보였다.


높은 산, 유명한 산만 찾던 내가

명성산의 억새밭과 월출산의 악어봉을 좋아하게 되었다.


여행이라는 건 준비도 복잡하고 처음 가는 곳에 대한 불편함이 떠올라서 쉽사리 하지 못했었는데


등산을 가려고 눈을 뜨는 새벽과 차를 타고 조금만 나가도 달라지는 풍경들이 매일 여행이고 쉼이었다.


주 6일 일하고 일요일 등산한다고 하니

너무 피곤하고 힘들지 않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오히려 매주 일요일이 기다려지고, 땀을 빼고 좋은 것 먹고 다녀온 여행 이후의 일주일은 훨씬 활기차게 일할 수 있었다.


우울함을 생각했을 때 여행이나 파란 하늘, 등산 이런 것과 매치가 될 수 있을까?

대부분 우울한 사람들 보면 집에 틀어박혀 있는 경우가 상상이 된다.


밖에 나가서 움직이고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체력을 극복해 보는 과정에서 내 몸속에도 에너지라는 것이 충전되는 것 같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


새로운 곳에 가보는 것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는 것


지루함을 못 참는 나에게 새로움이라는 것에 대한 탐구와 도전은 나를 살아있게 하고 행복하게 한다.


내가 갈 시간이 없을 땐 하루 종일 유투브로 대리 여행을 한다.


우리나라에도 갈 곳이 많구나.


다음 여행 계획을 세우는 일도 만만치 않게 설레는 일이 되어 있었다.


등산.jpg 북한산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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