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랑을 소개합니다.
친구 따라 교회에 가서 처음 만났다.
웃는 모습이 유난히 예뻤던 게 기억이 난다. 많이 친하지는 않았지만 교회누나들과 워낙 잘 지냈던 사람이라 나에게도 잘 대해줬던 것 같다.
나를 좋아했었다는 건 알았지만,
학창 시절의 나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었고,
재수생인 그 녀석이 마뜩잖았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 대학교 때 나는 한없이 코가 높았다.
그래도 종종 그는 나를 찾아왔었는데, 매번 제대로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것이 나는 좀 별로였다.
한 10년 넘게 연락이 끊어졌었다.
그러다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나는 좀 사람들에게 지쳐있었다.
동호회에는 서로 한번 연애나 해볼까 하는 미묘한 기운이 있어서 피곤했고,
연애는 나에게 많은 피로감만 남겼던 터라
남자는 나랑 안 맞는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나이가 듦에 따라 주변 사람들도 아재가 되어갔다.
"누나~" 하고 반갑게 커피숍에 들어오는 모습은
예전과 같은 익숙한 웃는 얼굴이었다. '하나도 변하지 않았구나~'
사람은 언제 처음 만났었는지에 따라 그 사람을 보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동창을 만나면
"어머~ 하나도 안 변했네" 하게 된다더라. 그래서인지 원래 동안이라서 인지 그는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친숙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결정적인 한방은 일단 결혼하자고 했다는 거였다.
연애의 밀당이 너무 피곤하고, 요즘 남자들 이래저래 자기한테 유리한지 재보고 따지고 하는 게 너무 피곤하고 싫었는데, 그는 자기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는 게 좋았다.
내가 결혼할 마음이 없다면 평생 옆에 친구처럼 있어줄 거고, 앞으로 남은 인생 누나를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서 살겠다고 했다. (꼭 기억해라 신랑아~)
" 나는 종수가 편하고 가족 같은 느낌인데 이게 설렘인지는 잘 모르겠어"
친한 언니에게 어찌해야 할지 고민을 털어놓았더니 언니는 설렘보다 어려운 것이 편함이라고 했다. 가족 같은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고.
살면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는 마음으로 그렇게 결혼을 하게 되었다.
행운의 kick 1. 나는 적이 아니야~
행운이 몰려오게 만드는 첫걸음, 방향을 트는 것!
신혼 때 한창 지지고 볶는 시절.
"우리 진영이가 부러질지언정 구부릴 줄 모르는 아이야"
엄마는 혹여나 성질부리고 다 때려치운다고 하지 않을까 내심 걱정하셨던 것 같다. 뭐 내 고집대로 40년을 살았는데, 옆에서 당한 우리 엄마가 제일 잘 알겠지.
어느 날 신랑이 이야기했다.
"진영아, 난 너의 적이 아니야. "
사람은 피아구분이 명확해야 한다고 했다. 싸움의 시작은 내가 신랑의 이야기를 공격으로 여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왜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공격하겠느냐면서 자신의 마음을 좀 알아달라고 했다.
나는 사람들을 많이 좋아하긴 하지만 그만큼 상처도 많이 받는다. 그게 필연이라고 여겼다.
피아구분이라.... 공자님도 사람을 구별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단다. 사람을 사귀는 일에 있어서 내 사람을 구분해 가는 일. 그래서 아픈 충고도 나를 위해서 하는 말이겠거니 생각해 볼 수 있는 것 말이다.
나는 나에 대한 지적을 대부분 공격으로 여겼다. 마음에 금세 반발심이 일고 설명하는데 전달이 안되면 화가 났다. 인사이드 아웃에 나오는 버럭이가 내 주요 캐릭터라고 늘 생각할 만큼 잘 화르륵했다.
하지만 이제는 화가 날 때는 말을 참고 시간을 갖는다.
화가 나서 싸우면 백전백패기도 하니까.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만약 진짜 내가 싸워서 이겨야 할 일이라면 전략을 잘 짜는 시간 또한 필요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피아의 구분!!
이 사람이 진짜 나에게 해를 끼치려는 것인지 단순히 쓴 조언인지 구별하는 시간 또한 필요하다.
사실 신랑은 행복의 비결이라기보다 나에게 싸움의 기술(?)을 가르쳤다. 감정에 치우쳐 쉽게 눈물이 나고 흥분하는 나에게 잠시 생각할 시간을 주고 진짜 싸워야 할 것을 구별해서 핵심을 치도록 만드는 것!!
우리의 실전 스파링(?) 덕분에 나는 버럭이의 성질을 죽일 수 있게 되었고, 대신 차분해지고 잘 듣고(공격의 실마리를 잡기 위한 시작이었지만 여하튼 경청) 어느샌가 자주 화내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좀 더 평온한 성격이 되었고, 웃을 일이 많아졌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은 그저 속담이 아닌 진실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