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돼지가 되어가는 중

마음이 편하니 살이 찌는구나~ ㅋ

by 최진영

2018년 57kg에 점차 큰 옷을 찾던 중에 작은 피티샵을 찾았다.


"회원님~ 60kg 넘는 거 금방이에요!!"


헉!

요즘 너무 안일했던 걸까. 그래도 꾸준히 몸무게 관리는 했었는데, 더 찌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덜컥 PT를 등록했다.


그렇게 2년..


건강하게 일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운동인데, PT비용을 대기 위해 일하는 그런 느낌? ㅋㅋ


몸무게는 1년 차에 49kg를 찍었고,


헬스로 살을 빼서 그런가 몸무게 보다 훨씬 슬림한 사람이 되어있었다.


내 평생 "말랐네요"라는 소리를 들어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이때가 그랬다.


"어머~ 선생님 허리가 부러질 것 같아요!"


지금은 2025년.


우와 시간 진짜 빠르구먼~


결혼하면 다 살이 찐다더니... 나는 아닐 줄 알았는데,


그저 웃지요~


내 생에 처음으로 60kg을 돌파하고 청바지가 마술처럼 작아진다는 느낌이랄까


" 여보~ 건조기에 넣으니까 청바지가 작아지는 것 같아~ "


진실은 건조기만이 알고 있으려나~


내가 살이 찌는 이유는 스트레스가 아니라 마음이 편해서다.


예전부터 그랬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괜히 외모가 못생겨 보이고, 그러다 보니 다이어트에 집착하고,


뭔가 모르게 화려해진다.


특히 진짜 못된 남자친구랑 연애할 때면 신경 쓰지 않아도 말라깽이가 되었다.


밥맛이 없었달까.


신혼 초에만 해도 한의원에서 하는 스트레스 검사 그래프에 온통 빨간색이었다.


"어이쿠 스트레스가 심하시네요. 좀 더 심해지면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인데요. "


뭐~ 스트레스는 평생 달고 사는 처지에 워낙 생각이 많고 예민하고 날카로운 편이었어서 놀랍지도 않았다.


근데 9월 초에 다녀온 한의원에서는


오히려 일반인보다 스트레스가 없다고 했다. 하하하하하하


부교감신경이 교감신경보다 우위에 있고 아주 안정적인 상태라나.


이런 얘기를 들어서인가 더 스트레스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원래 건강검진이라는 게 괜찮다고 하면 아픈 것도 안 아파지곤 하니까. 괜스레 입꼬리가 올라간다.


이쯤 되면 스트레스가 날아간 이유가 뭘까 생각하게 되는데..


우리 신랑을 보니 답이 딱 나온다.


결혼할 때만 해도 새치가 조금 있을 정도의 검정 머리였는데.. 미안하게 머리가 반백이 되어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미안해 여보~ 내 스트레스 거기 다 가있었네~ ㅎㅎㅎㅎ'


결혼이 내 인생의 최대 행운이었던 것 같긴 하다.



2022년 5월에 결혼했는데, 대박기운은 2021년 겨울부터 나타나고 있었다.


어~ 뭐지? 내년에 일이 잘되려나.


그 행운이 몰려오는 느낌이라는 게 있는데,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2021년 나는 중1 신입생 가장 아랫반을 맡았었다. 성적이 좋지 않아서 레벨이 가장 낮았던 반.


초6, 중1 아이들은 잘한다 못한다의 갭이 크지 않다고 생각했고, 지금 열심히 하면 얼마든지 수학은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시험을 잘 못 보면 남겨서라도 비슷한 내용의 문제들을 풀어서 재시험에 통과하게끔 했고, 지금의 격차는 아무것도 아니다는 나의 말을 믿고 아이들도 열심히 해주었었다.


마지막 분기에 이 아이들은 두 번째 레벨까지 올라가게 되었고, 마지막 성취도평가에서도 80점 이상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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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잘 가르칠 순 없어'


나 스스로도 관리의 최고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


이걸로는 행운의 조짐이 시작되었다 하기 어려우려나.


겨울에 학원에서 워크숍을 갔는데,


여러 가지 게임을 하는데, 우리 팀이 1등을 달리고 있었다.


마지막 라운드 윷놀이! 아니 이게 웬일인가... 우리 팀이 거의 꼴찌 ㅜ.ㅜ


이대로 날아가나 싶던 순간에 마지막에 3개 업어가고 있던 찰나 상대방에서 실수를 하는 바람에 우리가 극적인 승리를 해서 각자 포상금으로 50만 원씩 받게 되었다! 야호!!


늦은 저녁 선생님들끼리 고스톱을 치고 있었는데,

그때 보너스 패에는 판다곰이 그려져 있었다. 아니 근데 4시간가량 치는 동안 그 판다가 내 곁을 떠나지 않는 거다. 계속 들어온다. 패에 들어오기도 하고, 패를 돌렸는데 나오기도 하고!


방긋~ 판다가 자꾸 나를 향해 웃음 지었다.


' 아~ 이거 심상치 않은데! 내년에 진짜 나 대박 나는 거 아냐? '


나는 사실 일에서의 승승장구를 꿈꿨다. 내년에 내가 관리하는 아이들이 40명을 넘고 성과급이 엄청나겠구나~ 하는 생각.


그런데!!!!!


결혼은 거의 포기하고 있었던 나에게 12월에 한 통의 메모가 전달되었다.


이름과 전화번호. 고등학교 때 잘 알던 교회동생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전화를 걸었다.


" 아니 이게 얼마만이야? 반갑다~"


" 누나~ 잘 지내셨어요? 결혼은 하셨고요?"


" 아니 결혼 안 했는데 ㅡ.ㅡ"


" 잘됐네요~!!"


" 뭐야! 놀리냐? "


아니 결혼을 안 했다는데 잘됐다니 처음엔 진짜 놀리는 줄 알았다.


다음 날 오전에 학원 앞 커피숍에서 만나기로 했다.


"누나~" 하고 들어오는 모습이 엄청 예뻤다. (나는 남자들한테 예쁘다는 표현을 잘 쓴다. 다들 싫어하지만)


환하게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뻤다.


그렇게 만난 우리 신랑은 매일 나를 찾아왔고, 두 번째 만나는 날, 나 아니면 결혼 안 할 거라고 청혼을 했다.


그렇게 다음 해 2022년 5월 우리는 결혼을 했다.


나는 2021년 나의 초대박 기운 판다가 우리 신랑이었다고 확신한다.


- 다음 편에 계속~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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