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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도 피곤하다, 사람인데

영상 메시지

by 심내음

아침에 출근하여 이메일을 체크하는데 ‘경영진 영상 메시지’라는 제목의 메일이 있었다. 이메일을 클릭하자 회사 주요 경영진들의 영상 메시지가 플레이되었다. 때로는 인자한 표정으로 때로는 강인한 어투로 현재 경영상황과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좋은 말씀들을 해주셨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영상 속의 경영진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하나같이 촬영을 위해 깨끗하고 멋진 옷과 단정한 헤어, 메이크업 때문에 광택이 나는 피부였지만 그 안에 ‘나도 피곤하다’라는 분위기가 스멀스멀 풍겼다. 세상 제일의 배우라도 어찌 완벽하게 실제 피곤함과 고뇌를 가릴 수 있겠는가 설사 메이크업과 좋은 옷으로 도움을 받아도 말이다.

회사 생황을 하다 보니 위로 올라가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사는데 한편으로는 위에 올라간 사람들의 화려함만 보고 그 뒤에 있는 고난과 외로움을 망각하는 경우가 있다. 사실 오늘 경영진의 영상 메시지에서 내가 가장 크게 얻은 것은 그분들이 말씀해주신 것보다 그분들의 모습 자체에서 느낀 이 교훈이었다. 언제까지 월급쟁이로 살지는 모르겠지만 월급쟁이로서 마지막 날을 맞을 때까지 항상 잊지 말고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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