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
그 무대에 선 잊혀진 혹은 유명하지 않은 가수는 노래를 하고 8명의 유명한 가수는 그 가수가 다음 라운드에 다시 한번 노래를 할 수 있는지 평가를 한다. 그 유명한 가수들에게 6개 이상의 A를 받으면 무대에 선 가수는 다시 한 번 더 노래를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음악 예능 프로그램일 텐데 난 이 프로그램을 본 순간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삶의 굉장한 아이러니를 느꼈기 때문이다. 사회를 보는 사람도 가수이니 그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모든 사람들은 전부 가수들이고 그들은 모두 인기라는 기준으로 나누어진 계급과도 같은 상황 속에 있다. 거기서 평가하는 가수들과 평가받는 가수들이 있지만 사실 그들은 서로가 서로의 거울과도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8명의 심사위원 가수들도 언제 무대에 서있는 가수들처럼 대중들로부터 잊혀질지 모른다. 거꾸로 무대에 있는 잊혀진 혹은 유명하지 않은 가수들은 언제 인기를 얻어 심사위원석에 앉아 있는 가수들처럼 될지 모른다. 삶은 그런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두 개의 군으로 나누어진 가수들 사이에는 아주 가는 실과 같은 구분만이 있는 거 같았다. 절대 넘지 못하는 큰 장벽이나 바다 같은 구분이 아니라 정말 쉽게 이쪽저쪽을 오갈 수 있는 정말 가는 실정도의 구분 말이다. (사실 8명의 가수 중에서도 개인적으로는 저 가수가 저기 앉아 있는 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 가수들도 있었다. 오히려 그 가수들도 무대에 서있는 잊힌 혹은 유명하지 않은 가수들과 같이 있어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의는 없고 그저 순수한 개인적인 생각이다.)
회사에서 나보다 높이 있는 사람과 나보다 낮은 곳에 있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들 중에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도 있고 적은 사람도 있다. 나이가 적어도 높이 있는 사람, 나이가 많아도 낮게 있는 사람 말이다. 나 자신도 그런 현실과 구분에 숨 막혀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프로그램에서 무대에 오른 가수들은 자신이 어떤 상황에 있던 노래가 좋아서 대중 앞에서 노래를 하고 싶어 나온 사람들이었고 나도 그들처럼 때로는 그냥 많은 생각보다 해야 할 일을, 좋아하는 일을 위해 묵묵히 덤덤히 그냥 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