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일로 이메일을 쓸 때 흔히 내용을 먼저 쓰고 To 수신인과 CC 수신인, (때로는 BCC-비밀 참조 수신인)을 넣어 발송을 한다. 그러나 내용을 쓰기 전에 수신인을 먼저 정하시라 말씀드리고 싶다. 1. 이메일을 쓰는 목적은 받는 사람을 움직이기 위함이다 이메일로 유관 부서에게 요청을 하거나 거래선에게 설명을 한다. 그런데 누가 To로 받을지 누가 CC로 받을지 정해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글을 쓰고 나중에 수신인을 정한다면 글의 목적과 방향이 엉뚱한 곳으로 갈 수 있다. 먼저 받을 사람을 명확하게 해 두고 그에 맞게 이메일을 작성해야 간결하고 뚜렷한 메시지를 가진 내용을 만들 수 있다. 2. 내용을 먼저 쓰면 받는 사람 입장에서 글을 쓸 수 없다. 내용을 먼저 쓰고 수신을 정한다면 메일의 내용이 일부 혹은 다수의 수신인에 적합하지 않게 작성이 되었더라도 어쩔 수 없이 그냥 발송하게 된다. 그래서 사실 그런 메일을 받게 되면 “그래서 뭐 어쩌라고? “ 혹은 “이걸 나한테 왜 보낸 거지”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쓰는 나의 목적과 요청을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받는 사람을 먼저 확정하고 그에 맞게 글을 쓰는 것이 효율적이다. 3.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적으면 ‘누가 받던지 옛다 여기 있다’가 될 수 있다. 하고 싶은 말을 주욱 길게 적게 된다. 쓰고 나면 배설한 기분도 들고 시원하다. 하지만 그 내용을 수신하는 사람들 별로 각자의 입장에서 다르게 받아들이게 된다. 이 메일이 “옛다 받아라 내 마음이다”라는 느낌을 주는 것은 당연히 좋지 않다. 더군다다 업무 메일에서 말이다. 그래서 내용을 정하게 앞서서 누구를 To 수신인으로 할 것인지 누구를 CC 수신인으로 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그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고 그것을 먼저 클리어하게 정립한 후 최대한 모든 수신인에게 최적화된 메시지가 전달되도록 글을 쓸 때부터 고민하면서 업무 메일을 적어야 한다. 회사에 다닌 지 20년이 되었지만 예전에 정말 이깟 이메일이 뭐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메일, 메신저 등 글자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점점 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작은 것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메일 안에 들어 있는 세계관은 무척 크고 무궁무진하다. (마블 때문에 세계관은 정말 여기저기서 생기는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