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종과 내음은 중학교 동창이다. 집이 가까운 그 둘은 가끔 만나서 사는 얘기를 한다. “한잔할까?” “ㅎㅎ 나 술 끊었어.” “오... 너 소주 맛 몰라서 나잇값 못하는 것 같다고 투덜대면서 맥주만 마시더니 이제 그것마저도 안 마시기로 한 거야?” “응.. 처음에는 술 먹으면 몸이 힘든 게 감당이 안 되는 줄 알았더니 나중에 보니까 술 먹으면 오는 공허함이 감당이 안되더라 ㅎㅎ” “하긴 나도 이제 술 먹지 않아도 저절로 사색이 되는 나이가 되는 것 같더라. 굳이 술 먹고 인생을 고민하지 않아도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 때까지 TV 예능 프로 보면서 웃을 때 빼고는 계속 사는 게 고민이 되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