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차 마지막 부분이 좀 산만해서 다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군자현기현이친기친 君子賢其賢而親其親
소인락기락이이기리 小人樂其樂而利其利
其(기)는 그, 그것을 가리키는 대명사이다. 여기서는 선왕을 가리킨다. 賢其賢에서 其賢은 , ‘선왕이 현명하다고 대우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맨 앞 賢은 (군자)가 현명하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其親은 ‘선왕이 친하게 대우한 사람’이라는 뜻이고, 其 앞에 있는 親은 군자가 그 사람을 마땅히 친하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군자가 선왕이 친하게 여긴 사람을 직접 친하게 대할 수는 없다. 선왕의 친족이 자기의 친족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위와는 달리 락기락樂其樂에서 기락을 ‘선왕이 즐긴 것’이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하다. 당시 신분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선왕이 즐긴 것을 소인이 즐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문맥 상 선왕이 (소인을 위해) 즐겁게 해 준 것을 즐거워한다가 이치에 맞다. 뒤에 리기리利其利도 마찬가지다. ‘선왕이 이롭게 해 준 것을 소인이 이롭게 여긴다’고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한편, 맹자 양혜왕 한 구절을 생각하면 이렇다. 양나라 혜왕이 못 가에 서서 기러기와 사슴을 보며 맹자에게 현자도 이런 것을 즐기느냐고 묻자 맹자가 이렇게 답한다. 오직 현자라야 이런 것을 즐길 수 있다면서, 문왕(주나라의 시조가 된 왕)이 영대와 영소를 만들려고 땅을 측량하자 백성이 자발적으로 와서 금세 만들었다는 일화를 들려준다. 문왕은 현자이기 때문에 문왕이 즐긴 것을 백성들이 기꺼이 즐거워했다는 뜻이다. 만약 현자가 아니었다면, 백성은 왕이 영대와 영소를 건설하려고 한 것을 돕지 않았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 맹자의 한 구절을 참고하면, 위의 락기락樂其樂과 리기리利其利는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 선왕이 즐긴 것을 즐거워하고, 선왕이 이익으로 생각한 것을 이익으로 생각했다, 이렇게 말이다. 그러나 이렇게 해석하면 너무 슬퍼진다. 현실 세계에서 요순이나 문왕 같은 현자는 없기 때문이다. 아쉬운 대로, 선왕이 시행한 즐거움이나 이익을 소인이 향유한다는 뜻으로 보면 무난하기는 하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