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은 일반 백성이 아니다 외
庶人서인, 本末본말, 厚薄후박, 知本지본
4. 自天子以至於庶人 壹是皆以修身爲本, 其本亂而末治者否矣. 其所厚者薄 而其所薄者厚 未之有也. 此謂知本, 此謂知之至也.
자천자이 지어서인 일시개이수신위본 기본란이 말치자부의 기소후자박 이 기 소박자 후 미지유야 차위지본 차위지지지야
풀이 : 천자부터 ‘말단 관료’까지 모두 다 수신을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 그 뿌리가 어지러운데 나무 끝이 잘 자라는 경우는 없다. 후하게 대해야 할 곳에 박하게 대하고, 박하게 대할 곳에 후하게 대하는 경우는 아직 없었다. 이것을 근본을 안다고 하고, 이것을 일러 앎의 지극한 경지라고 한다.
* 여기서 서인庶人은 보통 일반 백성 또는 하층민까지 포함한다고 풀이한다. 그러나 정말 그런지는 잘 생각해봐야 한다. 농사짓는 사람, 노비 등은 포함될 수 없다. 그들은 생계를 이어가기도 바쁘기 때문이다. 일단 이런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은 노동을 안 해도 되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이 수신을 근본으로 삼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 그러므로 여기서 서인은 어느 정도 사회의 기득권층을 말한다. 그래서 일반 백성이라고 풀이하면 안 되고 그냥 관료 또는 말단 관료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
*근본이 수신이면 말단은 무엇일까? 그것은 당연히 평천하가 되어야 할 텐데, 평천하는 유가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이다. 그것을 말단이라고 한다면 유가가 아니다. 어느 시인이 근본을 뿌리로, 말단을 잎으로 번역한 것을 보았다. 이런 번역이 맥락에 맞는다. 그러나 잎도 나무에서 떨어져도 된다. 그러므로 末의 한자 뜻 나무 끝을 살리는 것이 더 좋겠다. 나무의 뿌리가 튼튼해야 나무의 끝이 잘 정리된다고 말이다. 뿌리가 흔들리면 나무 끝도 흔들린다.
*‘후하게 대하다’는 ‘두텁게 대하다’로, ‘박하게 대하다’는 ‘엷게 대하다’로 해도 좋겠지만, ‘각별하게 대하다’와 ‘데면데면하게 대하다’로 의역해도 좋겠다. 가족은 각별하게 대하고, 가족이 아닌 남에게는 조금 거리를 두어도 된다는 뜻이다.
*此謂知本, 此謂知之至也. (차위지본 차위지지지야.) 이것을 근본을 안다고 하고, 이것을 일러 앎의 지극한 경지라고 한다. 이 두 문장을 주자는 여기에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다른 곳으로 옮겼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여기에 있는 것이 아주 적절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