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한 선에 머물라

필사 : 지어지선

by 유영희

지극한 선에 머물라.

止於至善 지어지선


어른이 되는 방법으로 대학의 저자는 먼저 명덕을 밝힌 것, 백성을 친하게 할 것이라 하고 맨 나중에 지선에 머물 것을 말합니다. 지선은 말 그대로 지극한 선, 최고의 선, 깊은 선입니다. 선이면 다 선이지, 지극한 선이라니요? 그렇다면 선에는 낮은 선, 얕은 선이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어른이 되려면 명덕을 밝히고, 백성을 친하게 하고, 지선에 머물러야 한다고 했으니, 아무래도 명덕을 밝히는 것과 백성을 친하게 하는 것을 넘어서 그 이상의 경지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지선은 잠시 미뤄두고 머문다(지止)는 말을 먼저 알아볼까요? 그것은 뒤에 나오는 ‘새들이 숲속 나무에 새집을 짓는다’고 비유한 것처럼 ‘사람이 살아야 할 곳에 산다.’라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정지해있다는 뜻은 아니고, 어떤 경지에 도달해서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뜻입니다. 한나라 때 유학자 정현 역시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에 스스로 머무는 것’이라고 해설했습니다.

다시 지선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유학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명덕을 드러내고 백성을 친하게 하는 것 이외에 다른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지선에 머문다는 것이 무엇인지 아리송합니다. 그래서 지선을 명덕을 조금만 밝히는 것이 아니라 다 밝히는 것, 백성을 조금만 친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완벽하게 친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좀 어색합니다. 문장의 형식을 보면 세 가지가 별개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명덕을 밝히고 백성을 친하게 하는 것 말고 지선의 경지가 별도로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대학을 아무리 읽어봐도 지선의 경지가 어떤 경지인지 분명하게 말하는 곳이 없습니다.


다만, 중용에서는 조금 언급하기는 했습니다. 하늘 도리(天道)입니다. 하늘 도리를 인식하는 경지가 지선의 경지일 것 같습니다. 그러나 천도가 무엇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개념적으로만 알 수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지선이든 천도든 말로 설명할 수 있으면 이미 지선도 아니고 천도도 아닙니다. 그러니 언어로 설명한다는 것 자체가 근원적으로 불가능한 것입니다. 그래도 지선이 무엇인지 천도가 무엇인지 찾아가다 보면, 어렴풋하게나마 깨닫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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