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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여행가 하루켄 Oct 18. 2021

어쩌다 파리 제4화: 몽마르트르 사기단/ 집시 소매치기

나를 알고 싶어 떠난 파리 여행기

브런치 북 발행하기에 전문(글자 수 8973자)이 많아서 3680자로 줄였습니다.

전문은 유튜브(하단 링크)에 직접 녹음한 내레이션과 현지에서 촬영한 영상을 편집해서 올렸습니다.

어느덧 중년, 삶의 터닝포인트를 만들고 싶어서 떠난 12일간의 나 홀로 파리 체류기입니다.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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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날씨가 화창하다. 파란 하늘을 보니 의욕이 샘솟고 하얀색 건물의 몽마르트르 언덕이 보고 싶어 진다.  파리에 가면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던 것은 몽마르트르 팔찌 사기단의 정체였다.  그들은 사기꾼인가? 아니면 깡패일까?    30년 전  PC 통신 시절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다.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세월이 무려 30년이나 흘렀는데  여전히 사람들은 그들을  ‘흑형 사기단'이라 부르는 게 정말 신기하다.   “ 좋았어 “  드디어 오랜 세월 궁금했던 그들을 확인하기로 한다.


몽마르트르 근처에 있는 ‘아베세역’에 도착했다. 지하역에서 지상으로 이어진 나선형 계단을 빙글빙글 돌면서 올라간다.  계단이 너무 많아 올라가기 힘들다. 에스컬레이터가 없기에 노약자나 다리가 불편한 사람은  지하철 이용에 불편한 점이 많을 것 같다.  이런 불편함 때문인지 계단을  올라갈 때 사람들을 별로 만나지 못했다.   몽마르트르 언덕을 갈 때는 사랑의 벽 쪽에 있는 아베세역 abbesses 보다는 사크레쾨르 대성당 쪽에 있는 앙베르 역 anvers 이 접근성이 더 좋다. 앙베르 역은 계단도 짧고 힘도 덜 들기에  몽마르트르 언덕을 갈 때는 앙베르 역에 내리는 것을 추천한다.


정면에 몽마르트르 언덕 쪽으로 올라갈 수 있는 케이블카  ‘푸니쿨라’가  보인다.  왼편에 보이는 끝없는 계단으로 올라가면 무릎이 남아 날것 같지 않다. 걷기도 힘든 그 계단을 뛰어오르며 운동하는 사람들이 보여  영화 록키의 한 장면이 생각나는 계단이기도 하다.  경치를 보며  올라갈 수 있는 둘레길은 오른편에 있고, 그 길로 올라가면  팔찌 사기단을 만날 수밖에 없다.   나비고 카드가 있다면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가는 걸 추천한다.  사기단에 걸릴 위험이  없지만 주의할 점은  케이블카 안에도 소매치기가 있다는 소문이 있다.


몽마르트르 언덕 우측 길에는 10명 정도의 팔찌 사기단이 서있다.  좌측 둘레길에는 2명밖에 보이지 않지만 우측에는  5배 정도나 많이 몰려있다. 그  이유가 뭘까?  아마도 여행자들이 우측 방향으로 올라가는 걸 선호하기 때문에 그들의 입장에서는 목이 좋다고 생각해서 이쪽 방향에 몰려있는 것 같다.


“ 아윌 기브 유 , 아임 아티스트 “


강압적으로 나에게 접근하지는 않았지만  인터넷을 보면 손목에 순식간에 끈 팔찌를 채운 후, 끈으로 만든 허접한 팔찌를 50달러에 강매한다고 한다.  대비책으로  손목을 감싸고 걸어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난 팔짱을 낀 채로 올라갔고  모양새는 좀 우습지만 확실한 방법인 것 같다.   사기단의 수법이 한 가지가 아니라 타깃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기에 내가 경험한 사기단의 수법이 유일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키가 2미터에 가까운 장신의 흑인이 10명 이상  몰려있는 것은 보는 것만으로 솔직히 무섭다.  흑인은 나쁜 사람, 무서운 사람, 가난할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닐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도대체 왜 하게 된 걸까? 어디선가 들은 정보를  스스로 걸러내지 않고 막연하게 믿었기 때문 아닐까 싶다.  

그들은 매번 같은 방법을 사용할까?  물리적인 힘을 쓰기도 할까?  


아니면 이번처럼 “이것 줄게,  나 예술가야 “  하는 식의 사기성 멘트로 팔찌를 채우고, 돈을 뜯으려 할까?  궁금하다. 만약 멘트로만  접근하는 경우라면 사기일 뿐이지, 공포의 대상은 아닌 것 같다.  몽마르트르 팔찌 사기단을 강도나 갱단처럼 묘사하는 유튜브 영상도  많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이들은 폭력을 행사하는 깡패는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여전히 궁금한 것은 팔찌 사기단의 피햬사례가 수십 년 동안 있었을 텐데, 파리 경찰은 왜 그곳에 경찰을 상주시키지 않을까? 여전히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다.


수많은 관광객이 전 세계에서 모여드는 몽마르트르 언덕에도  공중 화장실이  보이지 않는다. 사퀴르퀘르 대성당에서 아래쪽으로 이어진  숲 풀길에 찌린내가 엄청나는 걸로 봐서 사람들이 안 볼 때는 급한 사람인 경우에  소변을  보는 것 같다.   


몽마르트르 언덕을 둘러보고, 이번에는 개선문을 보러 출발한다.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에꼴레 개선문 가는 지하철은 자동문이고, 에어컨까지 빵빵하게 나온다.   파리에서 이렇게 시설 좋은 지하철을 타니, 정말 편하다.  내 앞에  앉은 프랑스 중년 여성의  얼굴이 낯익다.  퐁네프 연인에 나오는 줄리엣 비노쉬다.  깜짝 놀라서 다시 쳐다본다. 마음 같아서는 사진 한 장을 함께 찍어 보고 싶다.  정말 줄리엣 비노쉬였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믿고 싶다.  사진 한 장을 같이  찍었다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을 텐데 내 머릿속에만 있는 게 아쉽다.  


에콜레 개선문을 실제로 보니 그 크기가 엄청나다. 옥상에 올라가 있는 사람들이 손톱보다도 작게 보인다.  사람들이 몰려있는 개선문 광장을 가기 위해선 찻길을 건너야 하기에  지하도로 내려가  50미터쯤 걸어가니 중간쯤에 표를 받는 곳이 나온다. 개선문으로 들어가려면 티켓을 사야 하기에 그냥 지나쳤다.  파리의 관광지는 돈을 내야 하는 곳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관광객이 많은 곳은 정신이 없어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돈까지 내라고 하니 유명한 관광지는 빠르게 스캔한 후 지나쳐야겠다.


“ 캔유 스피크 잉글리시? “


집시 사인단을 또 만났다.  희한한 게 정말 사인을 해주는 외국 여행자들이 많아서 살짝 헷갈린다. 이들은 사인받는 척하며, 사인판 아래로 지갑을 빼가는 전문 소매치기단이 맞는 걸까?  인터넷에 수없이 경고함에도 불구하고 사인해주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게 흥미롭다.  집시 소녀가 다가와 내 옷소매를 잡아끌며 또 말을 붙인다.  


“ 캔유 스피크 잉글리시?  “


영어를 못 알아듣는다면 대꾸할 일도 없기에  무슨 말인지 모른 체 하고  아무 말 없이 그냥 가던 길을 걷는다. 날씨는 35도 이상이다.  체감온도는 39도쯤 아닐까 싶다.   파리는 찜통이다.   더운데 화장실이 없어서 소변 걱정 때문에 물도 마시지 못한다.  매번 카페를 이용할 수는  없기에 파리에 온 지 며칠 됐지만 화장실 없는 건 여전히 적응이 안 된다.  파리 사람들은 화장실을 어떻게 해결하는 것일까?


숙소에 들어가기 전에 단골 비스트로에 또 들렸더니,  공각기동대 여전사를  닮은 스텝이  오늘은 조금 더 친절하게 반겨준다.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안경 낀 남자가 주인장인 듯싶다.  낮시간에는 이 두 명이 서비스를 하는  친절한 주점이다.  2시가 넘은 것 같은데 주문을 받아줘서 시원한 맥주 함께 가벼운 식사를 한다.   주방에서 라틴계열의 사내가 사복으로 갈아 입고 외출하는 걸로 봐서 런치타임은 원래 2시까지 인 것 같다.  할머니 할아버지 10명이 시끌시끌하게 모임을 하고 있는데  70대 이상의 노인들이 와인을 마시며 웃는 모습이 근사해 보인다.  황혼의 인생을 와인을 마시며 즐기는 삶을 상상해본다.

오전 시간은  알차게 여행을 하고, 오후는 더위를 피해 숙소에서 쉬면서 여행메모를 정리하도록 하려 한다.  비스트로를 나오다가 건너편에 있는 예쁜 동네빵집을 새로 발견했다.


“ 즈브드해 트화 크화송 실브쁠레 “


생존 야메 불어로 문장을 만들어서  주문을 하니 만화 ‘베르사유의 장미’에 나올법한 프랑스 아가씨가 친절한 미소로 계산을  해준다.  잔돈을 거슬러줄 때  프랑스 발음으로 숫자를 천천히  알려준다.  짧은 대화였지만  중세 시대 인물과 대화를 나누는  영화 속 장면으로 들어간 듯했다.   서양에 처음 여행 와서 그런 걸까?  서양식 건물과 눈앞에 있는 수많은 파리 사람들의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새로 개발한 동네 빵집의 크루와상은 지금까지 먹어본 빵 중에서 가장 고소하고 바삭했다.  아이 러브 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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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어쩌다 파리 제4 화 : 몽마르트르 팔찌 사기단 30년 전설 속으로

https://youtu.be/y99D7s9oei4

        


https://blog.naver.com/seoulharu/222395088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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