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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묵향정원 Oct 07. 2019

 세일즈, 세상을 움직이는 힘

어느 날 장주(莊周)는 나비가 된 꿈을 꾸었다.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가 되어 유유자적 재미있게 지내면서도 자신이 장주임을 알지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잠에서 깨어보니 틀림없는 장주였다.  조금 전에는 장주가 나비가 된 꿈을 꾸었고 꿈에서 깬 지금은 나비가 장주가 된 꿈을 꾸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대체 장주가 꿈속에서 나비가 되어 있는지 아니면 나비가 꿈속에서 장주가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를 일러 사물의 끊임없는 변화, 즉 물화(物化)라고 장자(齊物論)는 말했다. 사물과 나와의 구별이 없는 물화일체(物化一切)가 완벽하게 이루어진 세상은 우리가 늘 꿈꾸던 이상향 에덴 동산에서 구현되었다. 근심 걱정이 없는 완벽한 기쁨의 동산(paradise)에서 장주와 나비의 꿈은 서로 분리되지 않고 자유롭게 훨훨 날아 다니고 있었을 것이다. 

부족함이 없는 완벽한 기쁨의 동산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인류 최초의 세일즈 역사가 이루어 졌다.

설득의 대가인 뱀은 에덴동산에서 치밀하고 정교하게 설득의 대상을 선정했다. 그리고 대상(이브)에게 다가가 “먹지 말라는 것은 모든 열매가 아닌 저 선악과뿐인데 얼마나 맛있길래 하나님께서 이 동산의 모든 열매를 먹지 말라고 했을까요?"라고 물었다. 선악과란 특수한 과일과 일반 과일을 대치시켜 관심의 초점을 분산시키고 "그 이야기를 당신에게만 했나요?  아니면 아담에게만 경고했나요?”라고 다시 물었다.  하나님께서 아담에게만 명령 했음을 알고 있는 이브가 순간 동요하고 있음을 설득의 천재는 재빨리 간파하고 이브의 심리적 열등감을 교묘하게 자극했다. 절대 먹어서는 안되는 선악과에서 동산에 지천으로 널린 일반 과일로 초점을 변경하고 본격적인 세일즈 보따리를 풀기 시작한다.

선악과를 따먹지 말라고 한 이유는 “당신이 하나님처럼 지혜로워 지고 선과 악을 알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라며 먹어도 죽지 않고 그리고 먹고 나면 하나님처럼 눈이 밝아져 선악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로운 사람이 될 것이니 아담보다 먼저 얼른 한입 베어 물어 라고 "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콤하게 채근했다. 눈이 밝아지고 선악을 구별할 수 있다는 뱀의 현란한 혓바닥 신공에 분별력 없는 이브는 얼른 그것을 먹고 우둔한 아담을 공범으로 만들어 버렸다. 

사과 한입과 안락한 영생을 바꾸어 버렸다.   

후대 사람들이 도저히 발 뒤꿈치도 따라 갈 수 없는 대단한 세일즈의 온갖 기술이 적용된 인류 최초, 최고의 사건이 그렇게 시작되어 장구하게 흘러 오늘까지 왔다.  


보물섬과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쓴 스티븐슨(Louise Stevenson)는 “모든 사람은 무엇 인가를 팔아서 생존하고 있다”고 했다. 

세일즈는 영업 사원만 하는 게 아니다. 재무 담당자는 재무 능력을, 텔레마케터는 상담 능력을 회사에 팔아 셀러리를 받고 목사도, 대학 교수도, 사회 사업가도, 대통령도 각기 자기 분야에서 지식과 재능을 팔고 또 거래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부지불식(不知不識)간에 자신의 이미지를 팔고 지식을 팔고 또 인간 관계를 파는 경제적 행위를 지속해 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그런 세일즈에 익숙해지고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세일즈는 판매 방법과 목적에 따라 선(善)이 될 수도 있고 또 악(惡)으로 추락할 수 있는 양날의 검이다.

카사노바는 타고난 설득력을 수녀의 순결을 빼앗는데 써먹어 버렸다. 히틀러는 천부적 연설 능력을 전쟁과 유태인 학살의 불씨로 사용했다. 김구는 타고난 리더쉽을 조국의 독립 운동에 헌신했고 오바마는 연설, 소통이라는 설득력으로 백악관까지 입성했다.

어떤 관점을 선택하던 우리는 세일즈가 이루어지고 있는 환경에 항상 둘러 쌓여있다.

살면서 선택하는 수많은 결정은 결국 판매자가 되거나 구매자가 되는 것이고 좋은 세일즈맨이거나 또는 나쁜 세일즈맨이거나 두 가지 문제로 귀결된다. 세일을 한다는 것, 그것은 세상을 굴러가게 만드는 힘이다. 세일을 한다는 것, 그것은 생존을 위한 원초적 본능이다. 세일즈의 성과는 정직하게 땀 흘리며 지구 구석 구석을 돌아 다녀달아버린 구두 굽과 비례한다. 

요행은 없다


어떻하면 좋은 세일즈맨이 될 수 있을까?, 좀더 세일즈, 셍리즈맨의 본질에 대하여 접근해 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신분석 학자이고 마케팅 구루이기도 한 클로테르 라파이유(Clotarire Rapaille)는 성공적인 세일즈맨은 “행복하게 지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행복하게 지는 사람은 세일즈에 있어서 판매의 실패, 판매의 좌절을 뜻하는 말이다. 그러나 성공한 세일즈맨은 상담시 고객으로부터 거절은 판매로 이어지는 좋은 단계라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 평범한 세일즈맨과 큰 차이를 보인다. 

판매 과정에서 고객으로부터 '아니오'라는 거절의 말을 들을 때 세일즈맨 들은 대부분 2가지 반응을 보인다.

한 부류는 덜컥 겁을 내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낙심하며 의기소침하는 반면 다른 부류는 어떻게 해서든 '아니오’를 ‘예'로 바꿀 방법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찾는다. 거절은 세일즈맨을 좀더 강하게 연단(鍊鍛)시켜 성공으로 인도하는 숙련의 과정이다. 좋은 세일즈맨은 거절을 많이 당할수록 새로운 고객을 개발하기 위하여 전화도 더 많이 걸고 방문도 많이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많은 거절은 판매로 연결이 더 가까워 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과 거절에 대한 마음의 회복 탄력성이 좋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신의 모든 역량을 세일즈에 쏟아 부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업에서 판매 부서의 사람을 뽑는다면 단기간에 판매 실적을 높일 수 있는 수완 좋은 사람보다는 좌절이나 실패를 많이 경험한 사람을 찾는 게 좋다.

면접 시 항상 판매 성과가 좋았다는 대답이 나온다면 우물 안 개구리, 온실의 화초처럼 자라서 판매과정에서 불가피한 모욕이나 어려운 순간이 닥치면 단번에 무너질 수 있다. 보험사 신입 직원들의 퇴직율이 다른 업종에 비하여 무려 30~40%나 높다는 말은 직원을 선발할 때 좋은 외모와 똑똑하고 보기 좋은 사람을 뽑기 때문이다. 그 조건은 보험 판매 직무와 연관성이 매우 낮음에도 채용 담당자들은 일반 기업의 채용 잣대로 사람을 뽑기 때문에 중도 탈락이 많은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유능한 인재일까? 

그것은 세상에서 수없이 거절과 좌절을 많이 당했지만 금방 용기를 내고 새롭게 도전을 하는 회복 탄력성이 좋은 사람이다.  99번의 거절은 성공에 더욱 가까워 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 좋은 기회로 받아들이고 더 노력을 하는 그런 사람이 세일즈를 잘 할 수 있다. 어떤 직원들이 더 오래 회사에 버티고 실적이 궁금해서 미국의 메트 라이프(Mete life)보험사가 1년간 보험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다. 그 결과 낙관주의자, 회복 탄력성이 높은 사람이 이직이 심한 보험사에서 남을 확률은 50%이고 판매 실적은 비관론자보다 25%나 높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통신. 부동산. 자동차. 은행 등 산업의 전분야에 대한 조사에서도 긍정적인 성격, 회복 탄력성이 높은 사람이 직장에 비관론자보다 20~40%나 높다는 결과도 있다. 우리의 삶에서 만나는 수많은 거절이나 난관은 더 좋은 결과로 연결되는 디딤돌임을 기억하자. 

  

우리는 항상 '무엇 인가를 팔아야' 생존할 수 있다.

이성 친구와 이별을 통보 받는 판매 거절의 순간이 와도, 해고 통보를 받은 판매 거절을 당해도 우리에게 는 강건한 회복 탄력성이라는 밑천이 있음으로 털어버리고 내일 또 판매를 하러 세상으로 기운차게 나가야 한다.

99번 판매 거절은 성공에 더욱 가까워 지고 있다는 좋은 징후이기 때문이다.  구두 끈 졸라 매고 기회의 세계, 성공의 미답지로 기운차게 나가 재능을 마음 끝 펼쳐보자. 우리의 심장이 뜨겁게 펌프질하고 있고 우리의 인생은 아직은 푸르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팔 물건들이 많다. 좌절이라는 단어, 실패라는 단어는 뇌에 출입금지 시키고 세상이란 무대의 주연 배우로 당당하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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