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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평론가 최재훈 Jan 19. 2024

선배

ep 10

우리가 선배를 대할 때 아쉬운 점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그리고 지금은 나의 직장 상사가 되어 있는 선배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단순히 말하자면, 선배라는 건 나보다 이 일을 먼저 시작한 사람. 당연히 후배는 나보다 늦게 시작한 사람이다. 이건 그냥 시간의 문제이지 능력을 가르는 기준이 아니다. 아쉽게도 능력이 부족한 선배도 있고, 당연하게도 빼어난 후배도 있다. 


선배라고 다 잘할 수 없다. 선배도 후배에게 배워라. 그냥 선배는 자기가 앞서 겪은 일을 바탕으로 후배가 시행착오를 덜 겪고 바른 길 위에 안착하게 해주고 함께 일을 하는 사람이다. 


문제는 선배인 사람이 자기 방식이 옳다고 고집을 부리면서, 당연히 후배는 그것에 따라야 한다고 질척대는 순간 생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자기보다 실력과 판단력이 좋은 후배의 의견이 옳을 때가 훨씬 많다. 


경험이 아무리 많더라도 나이 든 사람이 절대 지금 가질 수 없는 건 젊음과 감각이다. 경험이 후배의 감각과 재능에 앞서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감각은 후배에게 맡기고 선배는 이끌어주고 길을 안내하는 안목만 제대로 가지면 된다. 


지시하는 건 쉽고, 지적하는 건 더 쉽다. 대안을 제시할 수 없으면 고치라 지적할 자격이 없다. 안목이 없다면 감각에 대해 지적하지 말자. 


후배가 경계가 된다면 선배짓 말고 진짜 선배 노릇을 하면 된다. 선배짓은 후져진 자기 감각과 재능이 들킬까봐 권력으로 찍어누르는 것. 선배 노릇은 후배를 통해 부족한 자신의 능력을 보완해서 함께 더 잘하는 것이다. 


그러니 제대로 존경받는 어른의 자리에 있고 싶으면 계략대신 계획을 세워보시길 바란다. 그리고 본인이 선배짓거리를 하는 사람인지, 선배 노릇을 하는 사람인지 부디 생각해 보길.


그리고 지금, 아주 높은 지위에 계신 분들. 

당신들도 한때는 누군가의 후배였고, 누군가의 선배였고, 어쩌면 후배들에게 길을 안내해준 적도 있었다는 것. 포괄적 의미에서 당신들은 여전히 누군가의 선배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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