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지영 Jun 15. 2021

<트와일라잇>, 뱀파이어 세계에 절대 '없는' 것!

어서 뱀파이어가 되길 바래!

2008년에 개봉하고, 2018년에 재개봉한 <트와일라잇> 


<트와일라잇>만큼 뱀파이어와 인간의 사랑을 로맨틱하게 그린 작품이 또 있을까. 

뱀파이어물 중에서 뿐 아니라 수많은 로맨틱 영화 중에서도, <트와일라잇>은 단연 역대급 로맨틱 영화라고 할만하다.

무엇이 <트와일라잇>을 '대단히 특별한' 로맨틱 영화로 만드는가.  


<트와일라잇>에서 강조되고 있는 '뱀파어이 세계'의 중요한 특징이 있다. 

인간 세계에는 있지만, 뱀파이어 세계에는 없는 것! 


바로 'Break-up', '이혼'! 

뱀파이어 세계에서는 한번 맺어진 짝은 '영원히 변하지 않으며, 죽을 때까지 함께 한다'는 것이 전제된다

절대불변의 안정적이며 고정적 관계가 보장되는 세계이다.


각자 자기만의 '영원한 짝'이 정해져 있는 뱀파이어 커플들 


뱀파이어 세계에서 맺어지는 관계의 핵심은, "절대적 배타성이 보장되는 관계"라는 것, 즉 "제3자가 개입할 가능성이 1도 없는 관계"가 절대적으로 지켜지는 세계라는 것이다.

 

뱀파이어 세계에는 'break-up', '이혼'이 절대 없다는 것. 그것이 주는 묘한 안도감. 


왜 우리는 이러한 뱀파이어의 세계관에 빠져드는가. 


영화의 첫 장면을 기억하는가. (원작 소설도 마찬가지)


영화는 주인공 '벨라'의 부모가 '이혼'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시작한다.


엄마와 새아빠가 여행을 가는 바람에, 친아빠가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된 벨라 


1편에서 벨라의 엄마는 이미 새 남편을 얻어 행복하게 사는 중이었고, 벨라의 아빠 또한 1편 이후에 새로운 애인을 만난다. 벨라의 부모님은 각각 '결혼'과 '이혼'을 거쳐,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단계까지 나아간다. 


벨라가 살고 있는 인간 세계, 우리들이 몸담고 있는 이 세계는, 


결혼을 할 정도로 가까운 관계였다 하더라도 그 관계는 언제든지 끝날 수 있으며 
없으면 죽을 것 같던 사람과 헤어져도 어느새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가능한 세계이다. 


이것은 진실이다. 이것이 우리 삶의 실상이다. 

안정적이고 고정적인 관계, 영원성을 획득한 관계를 갈망하지만, 

실상 우리의 관계는 늘 변하고, 나도 늘 변한다. 

바뀌지 않기를 소망하지만 언젠가는 바뀌고, 그 바뀐 것에 기어코 적응을 하게 된다. 


'인간'에서 '뱀파이어'로 거듭나는 벨라 


주인공 벨라는 '인간'에서 '뱀파이어'로 거듭난다. 그런데 그냥 뱀파이어가 아니라 '특출난' 뱀파이어가 된다. 뱀파이어가 되기에 최적화된 인간이었다고나 할까. 


'변할 수 있는 존재'에서 '변하지 않는 존재'로! 


벨라는, <사랑은 변할 수 있다. 당신의 마음도, 상대의 마음도 변할 수 있다>는 강력한 룰이 존재하는 인간 세계를 벗어나 <사랑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당신의 마음도, 상대의 마음도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룰이 존재하는 뱀파이어의 세계로 들어간다. 


벨라가 1편에서부터 그렇게나 원했던 '뱀파이어 세계'! 

뱀파이어를 무서워하고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까이하고, 그들 세계에 속하기를 강력히 소망한다. 


벨라를 지켜보는 우리들, 

한마음으로 그녀의 소망을 응원하지, 그녀의 소망을 제지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벨라, 위험해, 도망쳐!'가 아니라,


벨라, 어서 뱀파이어가 되길 바래....

가장 가까웠던 사람도, 어느 순간 옆을 보면 저 멀리 사라져 남보다 못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던 마음도, 어느 순간 하얗게 바래져 원래 모습을 알아볼 수가 없다.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마음도, 가족에 대한 마음도, 친구에 대한 마음도, 고정적이지 않다. 


우리는 인간 세상에 살면서, '뱀파이어'어와 같은 관계 맺기를 소망한다. 

안정적이고 영원성을 획득한 관계에 대한 소망. 


벨라와 에드워드, 그 둘의 딸 '르네즈미'

벨라가 아직 인간의 몸이었을 때, 뱀파이어인 남편, 에드워드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 '르네즈미'! 

인간의 피와 뱀파이어의 피가 섞인 존재! 

인간 세계의 룰과 뱀파이어 세계의 룰을 동시에 살아가는 존재! 


르네즈미를 두고 일어난 전쟁의 서막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대장정은, 

이 두 세계가 결합된 존재, 르네즈미를 지키기 위한 최후의 결전으로 귀결된다! 

두 세계는 결합할 수 있는 것인가! 두 세계의 결합은 얼마나 지속이 가능한 것인가! 

르네즈미를 지키기 위한 사투! 두 세계를 결합하기 위한 처절하고 치열한 사투! 


인간 세상에 살면서 뱀파이어로서 사는 것! 

이 아이러니와의 사투가 우리의 숙명인가 보다. 


이전 04화 <신데렐라>, 기존 집단의 배타성과 '계모'의 탄생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