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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딩 박사 Jan 01. 2022

나에게 가장 맞는 길을 찾아서

나의 내면과 삶을 들여다보는 시간

2021년은 나에게 맞는 길이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던 한 해다. 기존에 하던 일과 새로운 도전을 병행하며 나는 무엇을 잘하고, 어떤 일을 할 때 즐거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를 생각해봤다. 이런 고민은 20-30대에 끝났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나도 나이 40이 되면 이미 정해진 직장에서 안정된 삶을 살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30대부터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며 N 잡러의 삶을 살던 것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누군가는 몇 년 전 나에게 "너무 학생 같은 마인드로 살아간다"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지만, 나는 그저 '브랜딩'과 관련된 주제로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점들을 이어가고 있을 뿐인걸...


The indispensable first step to getting the things you want out of life is this: decide what you want

인생에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첫 번째 단계는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결정하는 것이다.

- Ben Stein 벤 스타인 - 



나에게 맞는 일이 뭘까?

어릴 때의 꿈이 막연하게 학교를 세우고 싶다고 것이었다면, 되고 싶었던 것은 교수였다. 교수로 재직 중이던 아버지는 어딜 가든 연구/조사가 일상이었고, 글을 쓰시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보람을 느끼셨다. 그 모습을 보고 나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 교수는 학생을 지도하고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끊임없이 연구하고 논문을 작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나는 연구하는 것이 재미있다. 특히 다양한 케이스를 조사하고 경험하면서 비교 분석하고 발견점을 찾고 개선방안을 찾는 것을 좋아한다. 교수의 길을 걷지 않더라도 지금처럼 내 관심분야의, 내가 하고 싶은 연구를 하고 그 내용을 강의, 혹은 칼럼이나 논문으로 세상에 전파하고 싶다.



유용한 지식 전달하는 길은 하나가 아니다.

내가 대학생 때 막연하게 가졌던 꿈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가가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를 이루기 위해 20여 년에 걸쳐 다양한 경험을 하며 멀고도 먼 길을 걸었다.  


 살아있는, 유용한, 실무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을 전달하고 싶다.


대학생 때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가가 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 직업이 교수였다. 그런데 그 사이에 세상이 변해서 2006년 석사 면접 때 나에게 희망을 줬던 교수님의 말씀처럼 내가 의지와 실력만 있다면, 지식 전달이 물리적인 학교에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책이나 각종 온라인 플랫폼(유튜브, 클래스 101, 헤이 조이스, 브런치, 블로그 등)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전달할 수 있다. 연구원이 되어 논문과 보고서로, 칼럼니스트가 되어 칼럼으로, 컨설턴트가 되어 작업물로, 크리에이터가 되어 콘텐츠로, 뉴스레터 발행인이 되어 뉴스 레터로... 얼마든지 다양한 길이 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11월 초 생각지도 않게 클래스 101에서 '브랜딩 전략'으로 라이브 강연 요청이 들어왔다. 타이밍 무엇..? 참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클래스 101 담당자가 나에게 요청한 사항은 2022년을 준비하며 '나만의 브랜딩 전략' 혹은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브랜딩 전략'관련 강의였다. 대학생들과 현업 마케터를 위한 강의는 해봤지만, 대중을 상대로 하는 강의는 또 처음이라 어느 정도의 깊이로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 지에 대한 깊은 고민으로 이어졌다.


라이브 강의 전 사전 인터뷰를 준비하며 다음에 대해 생각해봤다.

01 여러 브랜드/브랜딩 전문가들과 나를 차별화할 수 있는 콘텐츠가 무엇일까?

02 브랜딩에 고민을 가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은 무엇일까?

03 브랜딩이 무엇인 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려면?


내가 5년 간 박사 과정에서 공부하고 수년 간 호텔과 브랜딩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직접 개발한 브랜딩 프레임워크를 세상에 소개하자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이 프레임워크는 2020년 브랜딩 저널 JPBM(Journal of Product and Brand management)에 온라인 출판된 후 현업 마케터 스터디에서 공개했을 때 정말 유용한 프레임워크라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브랜딩 프레임워크와 브랜딩의 기본 요소, 브랜드 정체성의 요소, 브랜딩 프로세스를 사례와 함께 설명하면 대중들이 브랜딩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 테고, 브랜딩 담당자들은 실무에 적용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나만의 길 개척하기

자료를 준비하고 관련 사례를 정리하면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 지를 깨달았다. 바로 내가 개발한 이 브랜딩 프레임워크를 다양한 사례에 접목시켜 보고 연구/조사해서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 생각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예전에는 '내가 학교에 자리를 잡으면, 박사 과정생들과 함께 이 프레임워크를 발전시켜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굳이 '학교에 자리를 잡으면...'이 필요할까? 이것이야말로 내 방구석 연구실에서 마음만 먹으면 시작해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보스턴에 있는 동안 이곳에서만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로 재미있게 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문화 차원 이론으로 유명한 호프스테더(Hofstede) 박사 역시 박사 취득 후 어느 학교에 소속된 교수의 길이 아닌 개인 연구자의 길을 선택했다. 호프스테더는 기업에서 10년 경력을 쌓고 IBM에서 근무하며 파트타임 박사 학위 과정에서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내용으로 사회 심리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자신이 설립한 연구소에서 그는 박사 과정에서 개발한 프레임워크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며 산업과 학계 모두에게 인정받는 심리학자로 성장했다. 은퇴 후에는 여러 대학을 방문하며 학생 및 학자들과 교류하는 삶을 살지 않았는가!



마음먹으면 생기는 기회

12월 중순, 하버드 메디컬 스쿨에서 음악 심리 치료 수업을 하는 교수와 면담을 하는 기회가 생겼다. 2021년 가을 학기에 하버드의 배우자 혜택으로 제공되는 청강을 신청하기 위해 컨택했던 교수다. 아쉽게도 학교 교칙상 올해에도 청강생을 받을 수 없다는 답변과 함께 괜찮으면 개별적인 만남을 갖자는 제안을 받았다. 학기 중에는 여러모로 바쁘실 테니 학기가 끝날 때쯤 다시 연락했다. 만남을 기대하고 있고, 내가 하는 일과 나의 연구에 대해 알고 싶다는 답변이 왔다.


이모뻘 정도 되어 보이는 인상 좋은 교수님과의 미팅 날, 내 브랜딩 프레임워크를 보여주고 간략하게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분야는 다르지만, 굉장히 공감되는 내용이라면서 당신의 동생이 하와이의 부티끄 호텔 매니저로 근무하는데, 이 프레임워크를 보니 그 호텔에 적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이 프레임워크에 여러 산업 및 브랜드 케이스를 적용해서 비교하면 재밌겠다며 보스턴에 브랜딩 관련 고민을 가진 비영리기관들이 있는데, 함께 논의를 해봐도 좋겠다고 한다. 이 교수님은 내 마음을 읽으신 걸까? 바로 한 달 전에 내가 잡은 방향성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이어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들에게도 컨택해 보라 신다. 아무 연고도 없이 그렇게 연락해도 되는 건지 망설여진다는 나의 이야기에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한 명의 박사이자 연구자이자 학생들 가르쳤던 사람이니 그들과 동일한 위치에 있지 않나요?
...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이제는 뭐든지 일단 해보고 안되면 말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


물론, 내가 컨택을 하더라도 긍정적인 답변이 올 지는 미지수지만, 나에게 정말 필요한 조언이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진입장벽이 너무 높고 별도의 커넥션이 없어서 바라만 보고 있었는데, 교수님의 조언을 들으니 용기가 생겼다. "그래. 일단 해보고 안되면 말지! 고민만 하다가는 평생 후회한다"




뉴 노멀의 환경에서 나만의 길을 개척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 시점에 이런 건설적인 고민과 앞으로 준비해야 할 것을 계획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각각의 점들이 모여 선이 되고 선들이 모여 어떤 도형을 만들어갈지는 정말 시간이 지난 후에나 확인할 수 있는 것. 보스턴에서의 경험들이 또 어떤 기회로 연결되어 나의 새로운 점을 만들고 도형을 이어갈지 지금으로서는 상상이 안되지만, 분명한 것은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용기와 끊임없는 도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스턴에서의 경험은 나를 어디로 이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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