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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정 Dec 26. 2024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내 삶의 원칙

신문을 읽다가 이 질문을 접하게 되었다. 가슴이 턱 막히는 듯하다.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어찌 보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우리는 종종 간과한다. 급변하는 세상에 막 던져진 MZ세대나, 윤리 철학조차 입시를 위한 지식 과목으로 배워 온 기성세대 모두에게 필요한 물음이다.
(조선일보 2024.12.21)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늘 상황에 따라 달라졌다. 한참 아이들을 키우던 시절에는, 아이들을 제대로 된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나의 답이었다. 직장에서 일에 몰두하던 시절에는, 회사를 사회에 공헌하는 훌륭한 조직으로 키워내는 것이 내 목표였다. 시어머니께서 연로하셨을 때는, 매달 찾아가 밥을 차려드리고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나의 의무였다.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하던 때는, 불의에 맞서 싸우고 민주국가를 이루는 것이 나의 사명이었다. 사랑에 빠졌을 때는, 그 사랑을 목숨 걸고 지켜내는 것이 내 삶의 전부였다.


질문은 같았지만, 나의 답은 항상 변해왔다. 그 답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궁금하다.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답 외에, 나의 삶을 관통하는 변하지 않는 원칙은 없을까?


유시민 작가는 그의 저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라고 말했다.


나는 더 즐겁게 일하고, 더 열심히 놀고, 더 깊이 사랑하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과 손잡고 더 아름다운 것을 많이 만들고 싶다. 미래의 어느 날이나 저 먼 세상이 아니라, '지금' 바로 '여기'에서 그렇게 살고 싶다. 떠나는 것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 더 일하고, 더 놀고, 더 사랑하고, 더 연대할 수 없게 되었을 때, 그때 약간의 아쉬움만 남긴 채 떠나면 된다.



이키가이(生き甲斐)는 일본어로 "삶의 가치" 또는 "삶의 의미"를 뜻한다. 이 개념은 삶의 만족감과 목적을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열정과 흥미), 잘하는 것(능력과 재능),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사회적 기여), 그리고 돈을 벌 수 있는 것(경제적 안정)이라는 네 가지 요소가 만나는 지점에서 이키가이를 찾을 수 있다. 이 원리는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행복을 느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내가 사랑하는 것과 잘하는 것,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과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슨 일을 하든 내 삶의 가치를 생각하는 것이 의미 있는 삶을 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의 삶을 관통하는 원칙은 다음과 같다.


무엇을 하든 배우고 성장한다
삶의 모든 순간은 배우고 성장할 기회다. 일 속에서든 인간관계에서든,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그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하게 된다면 그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


목표를 세우되, 안 되어도 괜찮다
내가 바라는 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지만, 모든 목표가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내 길을 간다.


내가 제일 소중하다
내 인생의 가치는 타인의 인정이나 칭찬에 달려 있지 않다.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끌려다니지 않고, 타인의 행복을 위해 나를 희생하지 않는다.  나를 중심에 두고 내가 나답게 빛날 때 주변도 밝아진다.


경험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삶에서 남는 것은 경험이다. 책을 읽고, 맛있는 것을 먹고, 좋은 경치를 보고, 사람들을 만나며 가능한 많은 것을 해본다. 소소한 일상을 즐기고,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며, 느끼고, 만져보고, 춤추고, 보살피고, 용서하며, 따뜻한 사람으로 살아간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은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하지만 그 질문에 대해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삶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니까. 매 순간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사랑하고 배우며 성장하는 삶을 산다면 우리의 매 순간이 의미로 가득 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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