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범죄현상에 대한 공부'는 왜 필요한 걸까
어떤 학문을 공부하는 데 있어서, '내가 왜 이 공부를 하는가?' 혹은 '이 학문은 우리의 삶에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쉽게 떠오르거나 자주 생각해보는 주제는 아니다. 나 스스로도 이 주제에 대한 생각을 오랜 시간 해왔지만 여전히 그 답을 내리지는 못했다.
오늘은 이러한 나의 복잡한 생각을 함께 공유하는 것으로, 범죄학이라는 공부를 왜 해야 했는지 혹은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우리는 왜 범죄학을 알아야 하고 과연 왜 필요할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1. 나를 위한 이유
- 세상에서 가장 개인적인 이유
내가 범죄학을 공부했던 이유는 6화 '범죄학자가 되고 싶었다?'에서 다뤘듯이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에서 출발했다. 이상하리만치 범죄학을 공부하는 동료들 중에는 범죄의 피해 경험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겪어온 경우가 많았다.
'왜'라고 하는 질문에 답은 '이래서'가 되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당당히 내세우기 어려운 이유였고, 여전히 그렇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누구보다 개인적인 이유는 감정적으로 보일까 포장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범죄학을 시작한 이 이유를, 차갑고 객관적으로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지금이 된 것은, 범죄학을 공부하는 멋진 이유를 만들기 위해서 일까.
- 나의 자아실현을 위한 이유
'그 누구도 범죄의 피해를 받으면 안 된다'는 것이 내가 범죄학을 대하는 자세의 가장 큰 주제이다. 이러한 생각은 앞으로 내가 '왜' 범죄학을 했는가에 대한 꾸준한 이유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나의 상황은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꾸준히 이루어내는데 밝거나 긍정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해당 분야 전문인력의 수요와 공급은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나의 기회는 나의 간절함과 열정과는 다르게 생겨나거나 없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의 큰 주제는 없어져서는 안 될 나의 목표와도 같은 문장이 되었고, 아마도 내가 범죄학을 '왜'라고 했을 때 힘을 잃지 않게 해주는 생각이 되었으면 한다.
#2. 우리의 삶을 위한 이유
- 범죄를 없애는 것? 줄이는 것?
'범죄학'이라는 스위치를 켜서 범죄를 줄이거나 할 수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실용성이 뛰어나거나, 효율성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거나 하는 그런 학문이 아니며 그렇게 될 수도 없다.
의학이 병을 완전히 없앨 수 없듯이, 범죄학도 범죄를 없앨 수는 없다. 물론 의학에 비해 범죄학은 가시적으로 그 결과를 보기 어려운 것이 더욱 극명할 수 있으나, 사회적으로 범죄를 줄이고 수용할 수 있는 범위에서의 범죄를 관리하는 것이 '범죄학'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존재의 가치가 충분하지 않을까.
- 일상에서의 범죄와 개인
실질적으로 일상생활에서 범죄학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범죄학을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단지, 일상생활에서 범죄와 범죄피해와 그 대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서 범죄학의 역할이 충분할 수 있다. 누구나 범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고,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논할 수 있는 것에서 범죄학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무궁무진하다. 이러한 범죄학의 도움은 생각보다 그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왜 범죄학인가'에 대한 답은, 내가 조금 더 학술적으로 성장했을 때 더욱 훌륭하게 해낼 그 날이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