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여행으로 타이베이와 사랑에 빠진 사람의 여행 이야기
하수도에서도 온천이 흐르는 자오시
자오시에는 온천 공원이 크게 두 군데가 있다. ‘hot spring park’라고 치면 나오는 곳들로 한 군데는 탕웨이구 온천공원 (湯圍溝溫泉公園) 나머지 한 군데는 자오시 온천공원(礁溪溫泉公園)이다. 걸어서 10분거리로 붙어있는 곳이라 이동이 쉬웠다. 굳이 두 군데를 다 갈 필요는 없고 비슷하기 때문에 한 군데만 가도 괜찮다. 두 공원 모두 다 유료 이용 공간도있지만, 대부분 무료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우리는 처음에 탕웨이구 온천을 들렀는데, 우리가 사진으로 봤던 곳이 아니라 자오시 온천공원까지 옮겨가다보니 두 군데 다 들리게 되었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두 곳을 비교를 하자면 탕웨이구는 온천이 계단식으로 넓게 조성되어있으며 족욕탕치고 물이 깊다.'족욕탕 치고'이다. 보통은 다 종아리정도에서 물이 찰랑거리는데 곳에 따라 무릎을 넘는 곳 까지 있다. 그에 비해 자오시 온천공원은 탕이 조금 더 옹기종기 모여있는 느낌이다. 그 외에 수영장이나 유료 온천 등 다른 시설이 조금 더 갖춰줘있다.
온천을 이렇게 열심히 찾아다니지만, 나는 온천물의 온도를 잘 모른다. 온천물의 온도가 38도에서 40도정도라고 표시가 되어있었는데 나는 이 온도가 낮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나중에 찾아보니 이 온도가 족욕을 가장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온도였다. 따뜻하다못해 뜨끈한 곳에서 몸을 지지는 것을 익숙해져 있는 나에겐 다소 어색했지만, 막상 발을 담그고 나니 5분 정도만 지나도 몸에서 뜨끈하게 열이 올랐다. 탕웨이구에서 자오시로 넘어가는 길에 ‘58도 열탕’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는 것을 보고 높지도 않은 온도를 크게 자랑도 해놨네, 라고 생각했는데 반성했다. 자랑할 만 했다.
족욕을 하고 자오시를 걸어서 둘러보는데 동네가 더웠다. 혈액순환이 되어 더운게 아닐까? 라고 생각했는데. 오마이갓, 하수구, 정확히는 우수관으로 생각되는 곳에도 따뜻한 물이 지나가고 있어 그 위를 걸을 때면 습하고 더운 기운이 올라왔던 것이다. 그리고 얼마 걷지 않아 작은 족욕탕을 또 발견했다. 규모는 앞선 두 공원보다 작았으나 온도는 43도 정도로 가장 높았다. 족욕만을 즐길거라면 이 곳도 가볍게 들리기 좋다고 생각한다.
구글맵에 Jiaoxi Landscape Square라고 되어있는 곳이며, 개인적으로는 이 곳을 조금 추천하는게 자오시의 번화가 인접해있어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족욕을 하면 몸과 마음이 사르르 풀어질 것만 같았다.
기분 100%라고 생각하지만, 마라톤을 준비하며 다리 근육이 미묘하게 아팠었는데 아프다는 걸 까먹었다. 두 번, 몇 분 정도의 온천으로 다리가 나았을리는 없다. 하지만 대만에서의 기억이 너무 좋아서, 나에게 일어난 좋은 일들을 모두 그 곳의 덕으로 돌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