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할게 있나요, 타이베이 / 음식편 (1) 식사

뭐든 잘먹는 사람은 뭐든 맛있지

by 박현경

최근 한 유튜브 예능에서 대만을 f들을 위한 곳이라고 소개했다. feeling의 f도 맞지만 대만은 f의 도시, food의 도시다. 세상에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다. 이번 대만 여행도 저장해둔 음식집이 정말 많았다. 하지만 그 모든 게 의미가 없다는 걸 첫날 깨달았다. 대만은 어디든, 무엇이든 맛.있.다.

맛이 없어서 싫어하는 음식은 있지, 일단 내가 먹는 종류라고 생각하면 일단 입에 넣고 본다. 아시안인 주제에(?) 알러지도 많으면서 극복하고 입에 넣고보는 참된 아시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일단 우리는 많이 먹기 위한 3원칙을 세웠다. 한 번에 많이 시키지 않을 것, 조금씩 자주 먹을 것, 배가 고프지 않아도 때 되면 먹을 것.

마음처럼 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꽤 지키기 위해 노력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현지인들이 먹는 2000원짜리 점심밥도 먹어보고 우롱차도 수시로 마시고 다녔다.


먹는 얘기를 하면 흥분하기 때문에 최대한 침착하게 나열해보고자한다.


식사편


식당을 나열하는 건 무의미한 느낌이다. 정말 어디든 맛있었다. 정해놓은 곳도 좋지만 그냥 길가다가 들어가도 반타작이상한다고 주장한다.


우육탕면, 딤섬, 훠궈 ... 그 어느 하나 빠지지 않게 좋았다.

뭘 먹었는지 생각해보면 강렬하게 진짜 맛있었다고 기억하는 몇 몇 개 말고는 모두 무난하게 맛있었다. 일단, 이제는 내가 먹지 않고 먹지 못하는 것들을 알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안 시키는 것도 있기에 성공확률이 높았던것도 잇을 것이다.


대왕 연어초밥...? 맛있겠지만 나는 붉은 살 생선을 좋아하지 않아 리스트에 올리지 않았다. 곱창국수...? 곱창 냄새가 나지 않는다지만 곱창보다 큰 허들은 가쓰오부시였다. 내가 일본음식을 잘 못 먹는 이유중에 하나인 가쓰오부시. 간장 단 맛, 달큰한 국물의 느낌이 나를 힘들게한다. 물론 먹으면 맛있게 먹을 수도 있지만, 곱창국수 과감히 포기했다. 그 외에 진짜 유명한 키키레스토랑은 동선상 방문하지 못했다. 다음번 방문을 위해 남겨뒀다고 치자.


우육탕면도 먹었다고 하기가 참 애매한게, 두 번 먹었는데 한 번은 딘타이펑, 한 번은 항공사 라운지였다. 국물 한 번 마셔줄 때 됐다며 먹었던 우육탕면, 사실 딘타이펑 우육탕면은 그다지 추천하진 않는다. 갈비덮밥을 시키고 매운 양념 만두를 주문해 그 양념에 밥을 비벼먹어야 진짜 시너지를 내는 듯 하다. 항공사 라운지에서 먹었던 우육탕면은 맛있었다. 하지만 정작 대만에서 맛있는 우육탕면을 먹지 못해 프로처럼 진짜 맛있다는 말해도 되는 건지 망설였는데, 같이 먹은 일행이 여기 진짜 우육탕 잘한다고 국물까지 싹싹 마셨다.

가서 먹은 사람만이 ‘아, 거기 생각보다 별로였는데’라는 말을 할 수 있다. 그래서 먹어야한다 딘타이펑. 너무 유명하고 한국인밖에 없다는 딘타이펑으로 향했다.


누가 관광객만 간다고했던가, 정말 현지인도 많았다. 나는 숙소 근처의 티엔무점 방문했다. 웨이팅이 없다는 꿀 정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웨이팅이 없긴! 30분 넘게 기다렸다. 대기번호는 50번이 넘었던 것 같은데 내부가 넓어서 회전율이 좋았다. 한국인이 많았다면 긴장하지 않았을텐데, 긴장하게 만든 것 바로 대기 번호 호명이었다. 대기번호를 중국어로 불러줬다. 영어도 없었다. 그래서 급하게 중국어로 숫자 세는 법을 확인한 다음 우리 번호를 중국어로 외웠다. 드디어 다가온 우리 차례. 백화점 지하 1층에 낯익은 한국어가 들렸다. 4093번 손님. 한국어였다. 그때서야 알았다. 우리의 국적을 물은 이유. 대기표에 딘타이펑 천모점이라고 한국어로 적히있는 이유. 한국어 시스템이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기다리는 30분 동안 단 한팀도 중국어 이외의 언어를 쓰는 팀은 없었다. - 쇼핑하고 오는 동안 영어로 한 팀 불렀다고는 했는데, 내가 듣지 못했다 – 현지인도 바글바글한 딘타이펑. 직원 이름위에 국가별 국기 배지가 있고, 배지를 달고 있는 사람은 그 나라 언어를 할 수 있다는 표시라고 하던데 내가 간 곳은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직원이 없었다. 아무리 맛있는 곳이 많다지만 대만 사람들도 즐겨 찾는 곳임을 티엔무 점에서 알 수 있었다.


그 외에 평이 좋은 현지 음식집을 찾다가 와 여기도 팔아! 하고 먹었던 카레집. 카레를 한자로 음만 따서 쓰는데 그 한자가 무척 재미있었다. 辣(매운)牛肉(소고기)咖喱(카레)饭(밥)


카레는 한자 의미와 상관없이 커리와 비슷한 음에서 따와 쓴 한자였다. 단돈 이천원. 맛은 삼분 카레. 음식도 3분만에 나왔고 맛도 3분이었고 가격도 3분이었지만 가볍게 먹기에 좋았다. 한국과 맛이 거의 비슷한 이런 음식으로 가끔 끼니를 채우고 다녀 대만 음식에 대한 불호가 거의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아침식사는 먼저 호텔에서 맛을 보고 근처에 가서 사오기 전략을 썼다. 호텔조식이 포함이었을 줄이야(옵션에 없었다) 어쩐지 비싸더라니. 우리는 이 조식 뷔페를 잘 활용하기로 마음 먹었다.흰 죽과 함께 나오는 반찬들 하나씩 먹어가며 이런 맛이군, 사 먹을 수 있겠어! 라고 판단하기. 두유가 어떤 맛일지미리 마셔보기 등... 뷔페를 활용하여 음식의 허들을 낮췄다. 마지막 날 주먹밥, 토스트 등을 잔뜩 사와 호텔에서 먹었다. 매일 먹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진하게 밀려왔다.

그렇게 쇼좌빙, 비빔국수(맵지 않다, 시원하지 않다.), 주먹밥 등을 하나씩 해치웠던 듯 하다.


아까운게 있다면 정말 먹고시펐던 솬라펀을 먹지 못했다는 것이다. 솬(시고) 라(매운) 펀(당면)

한국에서 먹어본 솬라펀은 토달볶과 비슷한 느낌이어서 현지의 솬라펀이 어떤지 궁금해졌다. 이것 역시 키키레스토랑(요즘은 근처 진천미도 인기다)과 함께 다음 여행을 위해 남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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