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은 계획일 뿐

노처녀 성장 소설

by 유니스 황

우유가 떨어졌다. 차 타고 사러 갈까 하다 마트가 걸어서 10분쯤이니 산책도 할 겸 이마트까지 걸어갔다.

우유만 사서 가긴 심심하니 잠시 와인 섹션을 구경했다. 좀 더 걸으며 운동하면 좋으니~


'오~ 25000원쯤 하던 인디고아이즈가 2병을 사면 50프로 할인이네.'
지난번 친구가 와서 와인을 몇 병 몰아 마셨었으니 빈 셀러의 자리도 채울 겸 데일리로 막 마실 와인도 채울 겸 사야 하는 거 아님? 이러며 담아왔다.


'아 맞다~ 캔맥도 다 떨어져 가지. 쌀은 떨어져도 캔맥이 우리 집에서 떨어지는 일은 없지~' 하며 맥주도 무거우니 한 팩만 챙기고...


맨날 건강을 챙기기 위해 제일 쉬운 과일을 구매한다만, 한 번쯤 먹고 냉장고에서 실험하다 버려지는 토마토. 지금도 뭔가 흐물거려진 버려질 토마토가 있으니 버리고 새 마음으로 싱싱한 녀석을 가져가 잘 챙겨 먹자~ 하며 컬러 토마토 1kg 한 박스를 넣고.


뭐 좀 이러다 보니 차도 없이 걸어왔는데 넘 무거우면 어깨 아프잖아~ 하며 우유 2팩 세트는 슬며시 내려놨다. 집에 와보니 매번 버려지는 과일 몇 개와 맥주와 와인만 있고, 원래 사러 갔던 우유는 없다.ㅋ


삶은 늘 당신의 계획대로 되지만은 않는다. 그래도 반값 인디고의 두 눈이 나를 바라보니 뭔가 보람찼다.


문득 빨간머리 앤의 말이 떠오른다.

"엘리자가 말했어요.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져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 걸요!"
-빨간머리 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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