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ce전략과 구매 여정, 전통 시장에서 Ai까지
“아무리 좋은 상품도
고객이 찾는 장소와 공간에 놓이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다.”
마케팅 4P에서 Place는 흔히 말하는 유통 경로나 매장이 아니다. 상품이 고객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관문이자, 고객과 상품이 만나는 결정적 순간이다.
장터에서 시작된 유통의 본질
옛날 5일장이나 재래시장은 단순했다. “사람이 모이는 곳이 곧 시장”이었다. 장터는 상품의 가치가 실현되는 장소였고, 고객과 판매자가 얼굴을 맞대는 공간이었다.
얼마 전 평창에 유명한 메밀국수 맛집을 찾은 적이 있다. 그 집이 워낙 인산인해를 이루다 보니, 주변에는 자연스럽게 커피집, 닭강정집, 기념품점들이 들어섰다.
심지어 길가에는 온갖 광고 간판이 빼곡히 붙어 있었다. 사람이 몰리는 곳에 또 다른 상인과 상품이 몰려드는 것, 그것이 바로 시장의 본질이다. 즉, Place란 결국 사람이 모여 있는 장소와 공간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며 유통의 ‘자리’도 변했다.
백화점, 대형마트가 등장하면서 “고객이 시장을 찾아가는 구조”에서 “상품이 고객을 찾아가는 구조”로 옮겨갔다. 그리고 지금은 사람들이 몰리는 검색창 첫 페이지, 인기 라이브 방송, SNS 피드 상단이 곧 Place다. 고객이 모이는 곳에 상품이 따라가고, 그 자리에 경쟁이 붙는다.
거실이 곧 매장이 된 홈쇼핑
1995년 출범한 TV 홈쇼핑은 Place의 의미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시장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상품을 만난다.” 리모컨 버튼 하나로 거래가 성립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홈쇼핑의 Place는 단순히 채널 번호였다. 그러나 고객의 관점에서 그것은 안방 거실이었다.
Place는 더 이상 오프라인 공간이 아니라 고객의 생활 속 공간으로 스며들었다.
손 안의 시장 – 온라인 쇼핑
그리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Place는 또 달라졌다. 쿠팡, 네이버, 아마존 등 이제 고객이 찾는 시장은 바로 내 손 안의 검색창이다.
예전에는 ‘백화점 몇 층’이 중요한 Place였다면, 지금은 검색 결과 1페이지가 더 강력한 Place다.
고객이 원하는 순간, 원하는 장소는 ‘내 손 안의 스마트폰’으로 축소되었다.
경험이 곧 장소가 된 라이브커머스
최근의 라이브커머스는 Place를 더 확장시켰다.
이제 유통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경험의 순간이다.
인스타그램 Live, 유튜브 Live 고객은 쇼핑을 즐기는 공간에서 머무른다. 채팅창에 실시간 질문을 남기고, 방송 중 즉시 구매 버튼을 누르며, 구매 후 인증샷을 올려 다른 고객과 경험을 공유한다.
결국, Place는 더 이상 오프라인 매장도, 단순한 플랫폼도 아니다. 고객이 머무르고, 반응하고, 공감하는 그 순간이 바로 새로운 Place다.
AI 시대의 새로운 Place – 대화 공간
최근에는 AI와 챗봇, 그리고 ChatGPT 같은 대화형 인공지능이 또 다른 Place로 떠오르고 있다.
고객은 이제 매장이나 검색창이 아니라, 대화창에서 상품과 브랜드를 만난다.
고객이 “이 제품 어디서 살 수 있나요?”라고 물으면 AI가 즉시 최적의 구매 경로를 안내한다.
브랜드는 고객의 질문이 쏟아지는 챗봇 상담 공간을 새로운 접점으로 삼고 있다.
ChatGPT와 같은 AI는 고객의 맥락과 취향을 이해해, 단순한 광고가 아닌 맞춤형 추천을 제공한다.
즉, 고객이 대화하는 곳, 질문을 던지는 그 순간도 하나의 Place가 된 것이다. AI는 더 이상 막연한 기술이 아니라, 고객과 상품이 만나는 최신의 시장 공간이다.
Place의 본질 – 고객 곁에 있는 것
시대는 변했지만, Place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항상 답은 단순하다.
“고객이 있는 곳에 내가 있어야 한다.”
과거에는 장터에 있어야 했고, 홈쇼핑 시대에는 TV 채널에 있어야 했으며, 지금은 고객의 스마트폰 화면과 AI 대화창 속에 있어야 한다.
요약
Place는 더 이상 장소나 위치가 아니다.
그것은 고객이 가장 편리하게, 가장 신뢰할 수 있게, 그리고 가장 즐겁게 상품을 만나는 접점이다.
상품의 가치가 빛나는 순간은, 그것이 고객의 삶 속으로 들어오는 순간이다. 결국 유통(Place)은 상품을 고객에게 연결하는 마지막 다리이자, 마케팅의 완성이다.
당신의 Place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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