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L(Product Placement), 광고 같지 않은 광고의 힘
PPL은 어디에나 있다
TV 드라마를 보다가 주인공이 마시는 커피잔에 선명히 보이는 로고, 예능에서 출연자들이 무심히 사용하는 특정 제품, 유튜브 브이로그에서 “오늘은 이 브랜드 제품을 써봤어요”라는 멘트 등.
이 모두가 PPL(Product Placement, 간접광고)이다.
겉으로는 광고처럼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는 가장 강력하게 각인되는 방식이다. 지금 공중파와 유튜브에서 가장 활발히 진행되는 광고의 한 축이 바로 이 PPL이다.
PPL의 속성
광고 같지 않게, 더 강력하게
PPL이 가진 힘은 단순히 ‘보여주기’가 아니다.
자연스러움: 시청자가 광고임을 의식하지 않게 한다.
맥락성: 드라마·예능의 이야기와 브랜드 속성을 연결한다.
지속성: 짧은 스팟 광고가 아니라, 프로그램 전체에 걸쳐 반복 노출된다.
광고 회피(재핑)를 줄이고, 시청 몰입을 유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이 PPL이다.
건강 프로그램 속 PPL!
정보냐 광고냐?
대표적인 상품의 예가 바로 건강기능식품이다.
공중파에서 저녁 시간대에 방영되는 건강 정보 프로그램을 보면, 의학 전문가가 나와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
“현대인들이 스트레스와 피로로 인해 ○○ 성분이 부족해지면 면역력이 떨어집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이 성분을 채워주는 건강기능식품입니다.”
표면적으로는 건강 정보 프로그램이지만, 조금만 자세히 보면 특정 브랜드의 제품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시청자는 ‘광고를 봤다’는 느낌보다 ‘건강 정보를 얻었다’는 인식을 한다.
그러나 잠시 후 TV 홈쇼핑이나 온라인 몰에서 똑같은 제품이 판매되며, 매출이 급등하는 장면을 우리는 흔히 목격한다.
이것이 바로 PPL의 마술이다.
광고 같지 않은 광고, 정보로 포장된 메시지, 그리고 시청자의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설득방식이다.
홈쇼핑 = 확장된 PPL 무대
홈쇼핑 역시 같은 원리를 활용한다.
상품을 단순히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 장면으로 재연출한다.
주방 가전은 드라마 세트처럼 꾸민 부엌에서 요리를 하며,
여행 상품은 영상과 음악으로 다큐멘터리처럼 보여주며,
건강식품은 가족 식탁에 놓여 ‘일상의 루틴’으로 연출된다.
고객은 광고를 본다기보다, 그 상품이 자신의 삶에 이미 들어와 있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SNS 속 PPL
디지털 몰입의 법칙
오늘날 PPL은 TV를 넘어 SNS에서 더 강력하게 확산되고 있다.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의 일상 속 자연스러운 제품 노출.
유튜브: 브이로그·먹방·리뷰 영상에 삽입된 협찬 제품.
틱톡: 숏폼 안에 녹아든 브랜드 도전 챌린지.
이것들은 광고라기보다 ‘친구의 일상’처럼 보여서 더 설득력을 갖는다. 재핑 시대의 고객은 노골적인 광고를 스킵하지만, 이야기 속에 녹아든 PPL은 오히려 끝까지 소비한다.
드라마틱한 몰입
시간과 맥락의 힘
앞서 <시간의 기술> 편에서 말했듯이, 고객의 시선을 붙잡는 것은 시작일 뿐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붙잡은 시선을 어떻게 몰입으로 바꾸느냐다.
드라마가 반전과 대리만족으로 시청자를 끌어들이듯,
PPL은 이야기의 맥락을 통해 고객의 마음을 붙잡는다. 그리고 홈쇼핑은 이 원리를 가장 극적으로 실현하는 무대다. 이렇게 단 몇 분의 방송이, 고객의 생활 속 ‘드라마틱한 장면’으로 바뀌는 순간 매출은 폭발한다.
광고의 미래는 드러나지 않는 것
광고는 점점 더 ‘광고처럼 보이지 않게’ 진화하고 있다.
홈쇼핑에서, 드라마에서, 그리고 우리의 SNS 피드 속에서.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가장 강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 그것이 바로 PPL이다.
생각해 보자.
“당신의 브랜드는 고객의 삶 속에
어떤 장면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는가?”
참고문헌
Russell, C. A. (2002). Investigating the effectiveness of product placement in television shows: The role of modality and plot connection congruence on brand memory and attitude.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29(3), 306–318.
Balasubramanian, S. K. (1994). Beyond advertising and publicity: Hybrid messages and public policy issues. Journal of Advertising, 23(4), 29–46.
국내 방송통신위원회 (2011). 간접광고(PPL) 운영 가이드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