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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장악하는 힘, 포지셔닝(Positioning)

일류불변의 마케팅 클래식

by 성민기
“이제 마케팅은 싸움이 아니다.
인식의 전쟁이다.”
-잭 트라우트 & 앨 리스, (포지셔닝)-


마케팅의 싸움터는 제품 기능이나 품질이 아니다.
이제 경쟁은 고객의 ‘머릿속’에서 벌어진다.
누가 먼저, 더 강하게 자리 잡느냐 그것이 시장을 지배한다. 매일같이 홈쇼핑 방송에서는 '사상 최초', '역대 최다', '1등 브랜드', '전체 매진' 같은 문구들이 쏟아진다. 이는 과장이 아니라, 고객의 인식 속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표현이다.


고객은 일일이 비교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1등이라고 하니까”, “역대급이라고 하니까”라는 이유로 구매를 결정한다. 즉, 브랜드는 기능이 아닌 ‘기억’으로 팔리는 시대다. 방송에서 어떤 메시지가 반복되었는지가, 그 제품이 고객 머릿속에 어떻게 각인될지를 좌우한다.


포지셔닝이란 무엇인가?

포지셔닝(Positioning)은 말 그대로 ‘자리 잡기’다.
정확히는 고객의 머릿속에 나만의 고유한 이미지를 심는 일이다.

좋은 제품, 뛰어난 품질, 감성적인 광고. 이 모든 것도 중요하지만, 브랜드가 무엇으로 ‘기억되는가’가 더 중요하다.


고객의 머릿속은 ‘선착순’이다. 선점해야 한다.

“생수” 하면 → 삼다수

“1,000원 균일가” 하면 → 다이소

“뷰티와 건강” 하면 → 올리브영

“빠른 배송” 하면 → 쿠팡

그 밖에도 콜라는 코카콜라, 밴드는 대일밴드, 테이프는 스카치테이프, 진통제는 타이레놀 등 브랜드가 일반명사처럼 불릴 때, 그건 이미 고객의 인식 속 왕좌를 차지한 것이다.


“기억을 장악하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포지셔닝 전략의 핵심 질문 3가지
누구에게? (Target)
→ 어떤 고객의 머릿속에 들어갈 것인가?
무엇을? (Benefit)
→ 고객이 얻는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
어떻게 다르게? (Differentiation)
→ 경쟁자와 어떻게 구별되는가?

이 3가지에 명확히 답할 수 있어야, 브랜드는 고객의 인식 속에 ‘선명한 자국’을 남길 수 있다.


국내 브랜드 포지셔닝 사례

다이소: “균일가 생활의 대명사”

인식 키워드 : 저렴함 + 모든 게 다 있음

“1,000원만 들고 가도 뭐든 살 수 있다”는 생활 밀착형 인식. ‘다이소 박스’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남

올리브영: “셀프케어의 기준점”

인식 키워드 : 감각적 + Z세대 뷰티 기준

단순 화장품 매장을 넘어 ‘건강하고 예쁜 나’를 위한 플랫폼으로 확장

쿠팡: “배송=쿠팡”

인식 키워드 : 로켓배송 + 빠름 + 신뢰

쇼핑이 아니라 ‘배송을 먼저 떠올리게 만든 브랜드’

이처럼 이들은 단순한 제품보다 소비자가 되고 싶은 이미지를 먼저 설계했다.


포지셔닝이 실패하는 이유
메시지가 너무 많다
→ “착한 가격 + 감성 + 고기능 + 친환경”… 고객은 기억 못 한다.
차별성이 없다
→ “우리도 그거 해요”는 경쟁자를 돋보이게 할 뿐.
타깃이 불분명하다
→ 누구를 위한 브랜드인지 모르면, 누구에게도 다가갈 수 없다.


포지셔닝 전략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Positioning』에서는 다음 두 가지 방식이 특히 강력하다고 말한다

1. 경쟁사 대비 포지션 만들기
→ 이미 고객 머릿속에 선두 기업이 있다면, 그 옆에 서야 한다.
예: “코카콜라의 대안 = 펩시”
2, 새로운 카테고리 만들기
→ 기존 시장을 나눠 자기만의 영역을 창출
예: “저칼로리 맥주 최초 = 밀러 라이트”

이렇게 포지셔닝은 4P 전략의 출발점이다.

사실, 마케팅 믹스(4P: Product, Price, Place, Promotion)는 모두 고객의 인식 속 그림을 그리기 위한 도구다. 즉, 포지셔닝은 마케팅 전략의 ‘첫 단추’다.

이 단추를 잘못 끼우면 아무리 좋은 제품, 아무리 좋은 광고도 헛되게 흘러가버린다.


또한, 브랜드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포지셔닝이 필요하다 직업이 무엇이든, 당신도 하나의 브랜드다. 다음 질문을 던져보자.

Q1. 나는 어떤 강점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신뢰? 유쾌함? 지식? 감성?)

Q2. 어떤 자리에서든, 나는 어떤 사람으로 인식되길 바라는가?

예: “나는 언제나 신뢰감을 주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 프로필 사진, 말투, 콘텐츠, 소개글까지 모두 신뢰를 중심으로 설계해야 한다.

이 질문이 곧, 당신만의 퍼스널 포지셔닝 전략의 시작이다.


인식의 틈새를 선점하라

고객의 머릿속은 이미 수많은 브랜드로 가득하다. 그 안에 비집고 들어가려면 ‘틈새’를 찾아야 한다.
‘조금 더 나은 기능’이 아닌, ‘조금 더 나은 이미지’를 먼저 선점하는 것. 그게 바로 포지셔닝이다.

“소비자가
우리를 어떤 브랜드로 기억하길 바라는가?”


그 이미지를 정하는 순간, 무엇을 만들고, 어떻게 팔고, 어디에 놓을지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포지셔닝은 모든 전략의 시작이다.

“결국, 마케팅은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파는 일’이다.”

참고문헌

Jack Trout & Al Ries, 『Positioning: The Battle for Your Mind』

Philip Kotler, 『Marketing 4.0』

김상훈, 『포지셔닝 전략의 힘』

한국경제신문 브랜드 인식조사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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