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1시간씩 원서를 읽어서 달라진 점은 한눈에 들어오는 문장 폭이 커져, 리딩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이다. 어떤 분은 TV 뉴스 하단에 휘리릭 지나가던 헤드라인 자막이 한눈에 들어오는 놀라운 경험을 하셨다고 공유 주셨다. 정말 그렇다.
신문이나 뉴스에 나오는 헤드라인은 대중을 타깃으로 읽히기 위해 쓰인 것이기 때문에, 어려운 문법이나 단어를 사용하진 않는다. CNN 뉴스 하단에 헤드라인 자막으로 “Trump: We consider battle against coronavirus a ‘war’”라고 헤드라인 자막이 하단에 나왔다. 전 같으면 아예 읽을 생각도 안 하거나, 트럼프와 배틀까지 1/3 정도 읽었을 때쯤이면 자막이 사라졌을 것이다. TV 자막이 짧게 보이고 사라지는 것 같아도, 이 정도 노출되면 평균적으로 대중들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시간을 고려한 것일 것이다. 그 시간 내 자막이 안 들어오는 것은 내용이 익숙지 않거나, 문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속도가 늦기 때문이다.
영어 원서를 낭독할 때, 무작정 읽는 것이 아니라, 의미단위로 문장 호흡을 가져가게 된다. 끊어 읽어야 할 때를 찾아서 문장을 끊어 읽게 되는 감이 늘게 된다. 주어 동사가 나온 후, 수식어나 목적어가 등장하는 어순에 점점 익숙해지면, 문장을 읽으면서 해석하는 게 더 편해진다. 익숙해진 포맷들이 늘어나고, 구문들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한눈에 들어오는 구문들의 보폭이 커진다. 예전에 바로 뒤에 나오는 단어들에 급급해 총총걸음으로 해석했다면, 이제는 큼직한 보폭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기분이다.
회사에서 영문으로 오는 이메일을 읽는 속도도 빨라져 업무 효율도 높아졌다. 예전 같으면, 짜증부터 났을 장황하게 길게 쓴 영문 메일도 빠르게 읽어나갈 수 있게 됐다. 첨부파일로 빼곡하게 적힌 워드 문서도 리딩에 대한 부담이 덜해졌다. 자연스러게, 잘 쓴 메일과 문서를 보는 눈도 생기게 됐다. 이렇게 써야 상대방이 잘 읽히겠구나 하는 감도 생기게 됐다.
멤버들과 두꺼운 원서 책도 다 읽었는데, 그까짓 뉴스 헤드라인이나 이메일쯤이야! 원서 낭독을 통한 경험으로 확실히 알고 있다. 자신감을 갖고 성큼성큼 읽어나가면, 끝까지 완독 할 수 있다는 것을.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말이다. 이러다가, 전자기기 매뉴얼도 읽을 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