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무김치

by 바다유희


붉은 고추 곱게 갈아서

마늘 넣고 보리풀 만들어

아득히 배부른 풀비린내 피워 올리고

그래도 어쩔 수 없었는지

가난은 사방으로 넘쳐흐르던

뜨거웠던 그 여름날

매운 열꽃 피는 손끝을 더듬어

쓱쓱 비벼낸 열무김치밥 한 덩이에

빈곤한 슬픔 한 자락 올려

어린 입에 넣어주신 밥상은

어머니의 가난한 눈물 밥상

그림/문선미작가:제목/보석눈물(아이)

왜 몰랐을까

뜨거운 여름날 내가 먹은 것은

곤궁한 삶에서 피어나던

어머니의 매운 인생의 한 자락

눈물로 피워 올린 사랑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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