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초록의 춤

2025.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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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부는 날이면,

내 방 창문 앞에 앉아

가만히 창문 너머의 산을 바라본다.


15분쯤 오르면 정상에 닿을 수 있는,

작은 산.


바람이 불 때마다

나무들이 춤을 춘다.


산 아래에서 위로,

산 바깥에서 안으로


골고루 나무를 흔들고 지나간다.


저마다 다른 빛깔의 초록이,

다른 리듬으로 흔들린다.

어떤 나무는 이-쪽으로,

또 어떤 나무는 저-쪽으로.


초록에 눈을 씻으며

마음을 산으로 기울이면

나무도 그저 서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바람을 맞아 흔들리고,

때로는 멈추고,

또다시 흔들리면서,


그저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멀리서 보면 그저 초록빛 물결이지만,

그 안에는 무수한 춤과,

저마다의 시간을 살아가는 존재들이 있다.


오늘,

나는 그런 나무들을 보았다.


나도 그렇게,

바람을 맞으며,

이곳에 있다.




작가 노트


집 앞에 작은 산이 하나 있어요.

15분쯤 오르면 정상에 닿지만, 저는 늘 그 산을 멀리서만 바라봅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면 창문 앞에 앉아

나무들이 흔들리는 모습을 가만히 봐요.

제각기 다른 리듬으로 춤을 추는 나무들 사이에서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는 걸 느낍니다.

그런 날은 산이 위로처럼 느껴집니다.




이 글은 ‘오후 여섯시의 고양이’ 시리즈 중 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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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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