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콤 그리고 시트콤

2024. 11. 01 율이 생후 151일의 기록

by 곰곰

율이가 요로감염으로 세 번째 치료를 받게 된 후, 우리 부부는 신촌 세브란스 소아비뇨기과에 다녀와 보기로 했다. 전화로 예약했는데 감사하게도 빠르게 진료를 볼 수 있게 됐고 그날이 바로 오늘이었다.


어젯밤엔 요로감염 1-3차에 이르기까지 응급실에 내원한 사유, 치료 내용 등을 개요식으로 정리해서 1장짜리 페이퍼를 따로 만들었다. 이밖에도 의무 기록지, 핵의학검사 영상 자료 등 필요한 자료들을 챙겼다. 의무기록지는 무려 65페이지에 이르는데 그대로 자료를 건네면 비효율적일 것 같아서 검사결과지를 요약한 페이지들을 인덱스로 정리했다.

출발 전부터 챙길 게 많았고 마음도 어수선했다. 3시 20분 진료였는데 길을 잘못 들어서 10분 늦었다. 그 10분이 또 얼마나 길게 느껴지던지! 어린이병원 앞에 내리자마자 뛰다시피 원무과로 가서 접수하고 영상 자료 CD를 기계에 등록하고 도착확인 접수를 했다. 부랴부랴 율이를 데리고 신체계측실에 가서 키, 몸무게도 쟀다. 몸무게는 8.4kg!


측정 후 진료실 앞에서 대기하는데 율이가 쉬를 많이 한 것 같아서 부랴부랴 모유수유실로 가서 기저귀를 갈고 빠르게 다시 이동했다.

다소 긴장한 채 호명되길 기다리다, 드디어 진료실로! 교수님께 설명을 듣는데 역류검사를 해보는 게 좋겠다고 하셨다. 생각보다 검사 날짜가 빠르게 잡혔고 역류검사 당일, 진료도 함께 보는 것으로 예약이 잡혔다. 검사 날 먹을 약도 처방받았는데 이건 바깥약국에서 조제하는 거네? 약국 위치 설명을 듣는데 정신이 없던 나는 이렇게 들리더라. "저쪽으로 가서 저쪽으로 꺾어서 저쪽으로 가시면 돼요" 한마디로 못 알아듣겠더라.... 어찌어찌 약국에 가서 약 구입 완료!


진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032로 시작하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혹시 인하대병원인가 싶었다. 균 배양 검사 결과 균이 나오면 연락을 해주신다고 했었고 없으면 안 주신다고 했었는데 어제까지 연락이 없어서 균이 안 나온 줄 알았다. 담당교수님께서 직접 전화를 주셨는데 대장균이 나왔다며 항생제를 더 먹어야 한다고 하셨다. 궁금했던 것들도 여쭤보고 다시 잡은 외래 일정도 안내받고 전화를 끊었다.

어느새 율이 공복이 4시간이 돼서 카시트에 누운 채로 수유를 했다. 이제 율이 밥도 먹었겠다, 나도 배가 고파서 들어가는 길에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가자고 했다. 식당을 알아보고 있는데 “응? 율아, 지금? 지금이야?”

이건 영락없는 응가 소리였다. “율아, 맞아??” 조금 전에 균배양 검사에서 대장균이 나왔다고 항생제를 더 먹어야 한다고 연락을 받았는데 차 안에서 응가라니... 차는 막히고... 환장하는 줄 알았다.


집에 헐레벌떡 와서 차에서 내리자마자 율이를 안고 후다닥 집으로 뛰어가듯 왔다. 후다닥 빠르게 응가를 치우고 목욕물을 받고 있는데 친정 아빠가 다급하게 들어오셨다. 화장실이 너무 급하다며... 받던 목욕물 스탑! 그 교차되는 상황이 또 웃겼다...


화요일은 인하대병원 외래에 가서 나머지 약을 타고 일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친정에 머물고 11.15은 역류 검사받고 15,16,17일은 처방받은 약 먹이고 그쯤 슬슬 이유식 준비물 주문해야 하고. 11월 달력에 미끄럼틀이 설치된 것 같다. 딱 보이네, 미끄러지듯 시간이 흐를 것이!


율이는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 차에서 응가 싸고 차는 막히고, 균배양 검사 결과에서 대장균이 나왔다는데! 빨리 기저귀 갈고 씻기고 싶은데 진짜 환장하는 줄! 그러나 우리 율이는 암시롱 모른다.

시트콤 같은 하루에, 웃자 웃어!

20241101.jpg 친정 엄마, 아빠가 함께해 주셨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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