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6. 17 율이 생후 14일의 기록
남편 없이 보내는 세 번째 모자동실이다. 아침부터 수액을 맞았고 오자마자 점심을 먹고 모자동실을 했다. 낮엔 율이를 고생시켰다는 생각은 안 들었는데 저녁 모자동실은 난리도 아니었다.
나름 준비한다고 수유쿠션을 장착하고 보다 편안한 자세를 만들려고 수건 2장도 준비했다. 아기를 안고 그 자세에서 분유 수유를 했는데 깜빡하고 가제손수건을 목에 안 둘렀다.
분유가 목까지 흐르는 게 보였다. 손을 뻗어서 손수건을 잡고 싶은데 손이 닿을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다. 수유쿠션을 고정한 상태에서 아기를 안은 채 이동하는 건 도저히 동선이 안 나왔다. 방문이라도 열려 있었으면 지나가는 관리사님께 외치고 싶었다 ."소..손수건 좀.. 소.. 손수건 좀 꺼내주세요!" 라고 말이다.
아가 입에서 한줄기로 시작했던 분유는 3갈래 4갈래로 나뉘며 베넷저고리까지 적시는 게 훤히 보였다. 분유를 먹이고선 트림을 시키려고 자세를 바꾸려고 하는데 “언제 이렇게 오동통해진거지?” 자세 바꾸기가 정말 어려웠다. 그렇게 낑낑대고 있는데 마침 열을 체크하러 관리사님이 오셨고 도움을 요청했다.
율이도 힘들었는지 더웠는지 얼굴이 벌개져 있었고 수유한지 20분은 지났길래 침대에 눕혔다. 속싸개는 엉망이 돼있었고 율이는 희한한 모양새로 누워있었다.
젖은 베넷저고리 때문에 추울 것 같아 갈아입히려고 속싸개를 펼쳤다. 율이 손을 뺐는데 수습이 안됐다. 콜을 해서 도와달라고 했다. 기다리면서 율이가 추울까봐 속싸개로 다시 덮어주었다.
9시 30분까지가 모자동실이었음에도 내가 힘들어보였는지 율이가 힘들어보였는지 관리사님께서 “모자동실 끝날 시간도 얼마 안 남았으니 데려갈게요.” 하시며 그렇게 종료됐다.
어제는 교육 자료를 보며 율이가 인상을 쓰면서 무릎을 구부리고 배 쪽으로 당겼던 자세가 가스가 차서였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됐다. 율이한테 되게 미안했다.
오늘은 수유 후 트림 자세로 바꾸는 게 어려웠고 총체적인 난리 현장을 겪고 나니 갑자기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 아는 동생이 보내준 트림 관련 동영상들을 몇 편 보고 나니 이렇게 배워가면서 하면 되지 하는 마음도 들고 내일 배운 것을 적용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행인건 산후도우미 서비스를 3주 신청했다는 것! 그 기간 동안 열심히 배우자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