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의 말들
#그렇게_우리는_문장이_되었다.
고운 연둣빛 책이 집으로 왔다. 책을 곱게 포장해
시집보내는 중이다. 속지에 편지를 써서 주일날, 소중한 두 분께 전달했고, 내일은 이벤트로 세분께 보낼 책을 포장했다.
나도 누군가에게 보낼 책이 있어 감사하다. 내 소개가 들어간 가장 나다운 글을 나답게 써서 보내니 기쁨이 충만하다. 아이들과 예배 후 함께 서점 가서 읽을 책도 고르고 포장지도 골랐다. ^^
이근화 시인의 『작은 것들에 입술을 달아주고』는 이번 신간인데 네 자녀의 엄마다. 전에 『쓰지 못한 몸으로 잠들었다』를 읽고 애정하게 되었다.
인터넷 서점에 계속 뜨는데 달랑 주문하기 아까워 매만지고 싶어 동네서점에 가서 데려왔다.
책의 판형이 사고 나서 집에 와 보니 같았다. 메이저 출판사에서 찍어내는 책들과 분명 부족한 점이 있지만 내가 좋아해 주기로 한다. 첫 책이니 서툰 그대로 말이다.
내가 함께 만든 책이니까 내가 가장 좋아해 줘야지 누가 좋아하겠는가, 나의 책과 내가 쓴 편지가 이벤트로 받을 그분들의 마음에 닿기를 소망해 본다. 고운 네잎클로버 책갈피도 넣었다. ^^
각자의 문장으로 살아낼 모든 이들에게 …
문장이 된 책을 보냅니다.
더불어 문장에 관한 영감을 준 은유 작가의 책을 이곳에 살포시. 소개해 본다. 읽고 유익을 누리시면 좋겠다.
읽기의 말들 저자 박총 작가님이 삼다를 하는 동안 우리의 스승이 되어 주셨고, 그것과 나란히 쓰기의 말들을 쓴 작가 내가 애정하는 은유 작가를 소개한다.
은유, 『쓰기의 말들』, 유유, 2017.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
저자 정보
본명 : 김지영
89년도 대우증권 교육홍보담당 노조에서 근무
출산과 육아로 20대 후반과 30대 중반을 보낸 후 기업 사보지를 만드는 일을 거쳐 2011년부터 수유너머 R에서 글쓰기 수업을 시작했다.
<위클리 수유너머>에서 <전선 인터뷰>를 연재했고, 한겨레 <나. 들>에서 성폭력피해 여성 인터부를 연재했다.
《올드걸의 시집》 (청어람미디어) 2012년 11월
《글쓰기의 최전선》 (메멘토) 2015년 4월
《폭력과 존엄 사이》 (오월의 봄) 2016년 11월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서해문집) 2016년 12월
《쓰기의 말들》 (유유) 2017년 6월
《출판하는 마음》 (제철소) 2018년 3월
《다가오는 말들》 (어크로스) 2019년 3월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돌베개) 2019년 6월
《있지만 없는 아이들》 (창비) 2021년 6월
《크게 그린 사람》 (돌베개) 2019년 6월
《은유의 글쓰기상담소》(김영사) 2023년 1월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헀다》(읻다) 2023년 5월
《해방일지》 (창비) 2024년 1월
_쓰기의 말들
'글을 쓰지 않으면 내가 소멸될게 분명했다.'
p. 27 본문에서 나오듯이 은유 작가가 왜 글을 쓰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은유 작가는 글쓰기 공동체를 하면서 겪은 그들의 경험담을 가져와 글쓰기를 독려한다.
마지막 문장에서는 자신 때문에 쓰게 된 글쓰기 덕분에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는 메시지를 받기도 한다.
올드걸의 시집을 사서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녀의 글쓰기는 주부로 경력단절을 하며 더 물이 차올랐다. 나와 비슷한 주부라는 공통분모 때문에 은유 작가에게 끌려 은유 작가의 최신작 해방일지까지 웬만한 공동저서 외에 사서 읽었고 또 글쓰기상담소 책은 여러 권 선물했다.
은유작가의 글쓰기는 현장에서 일어나는 소리들을 담았기에 매우 구체적이고 사실적이다.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적을 때도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글은 쓰지 않고
공감하는 언어를 항상 내포해서 쓰기 때문에 배우는 것이 많다.
쓰기의 말들은 읽기의 말들처럼 구성이 같다. 책 속 문장을 인용하고 그것에 따른 자신의 견해를 덧붙여 글 쓰는 방식이다 글을 왜 써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두 가지 책을 다시 읽어 보니 벌써 오랜 시간이 흘렀고 내가 가지고 있던 책은 2018년 7월 4일 10쇄 발행본인데 7년이라는 시간 동안 빛바랜 책을 보자니 책을 묵혀두고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오래된 책이 되는구나 새삼 절감했다. 또 책 속 문장을 모아놓은 책인 줄은 알았는데 그 문장을 나열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견해를 밝혀 나가면서 자신의 문장 또한 만드는 시간이었구나 알게 되었다.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전달해 기록해 둔다는 것은 글을 쓰는 사람에게 매우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쓰기의 말들을 읽다 보니 생각나는 책들은 이렇습니다.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쓰지 못한 몸으로 잠이 들었다
계속 쓰기-나의 단어로
우리가 쓴 것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
반짝이는 구절들도 적어 놓을게요.
내가 모은 빛나는 문장들처럼 '놀랄 만한' 문장이 내 글에도 한두 개쯤 박혀 있길 욕망했다. 아니, 그래야 글이었다.
p.12
"쓴다는 것, 써야 한다는 생각이 없었더라면 내 삶은 아주 시시한 의미밖에 갖지 못했으리라는 것, 어쩌면 내 삶이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았으리라는 것"
p.16
문장의 힘이 무엇일까. 나는 문장 단위로 사고한 덕에 직관이 길러졌다.
p.17
"글을 쓴다는 것은 고통에 품위를 부여해 주는 일이네요." 그 말이 뭉클했다.
p.18
"릴케의 표현을 빌리자면 "글을 쓰지 않으면 내가 소멸될 게 분명했다. " 생존의 글쓰기. 글이 나를 쥐었다.
p. 27
카페는 최적의 장소라기보다 글쓰기를 미루고 싶을 때 글쓰기를 들어가는 가장 빠른 입구다.
p.35
내 느낌과 생각을 지속적으로 표현한다면 아이의 삶을 북돋우는 엄마의 언어가 만들어지겠지.
p.17
아무도 듣지 않는 한 사람의 이야기들을 받아 적으며 생의 비밀을 풀고 싶다. 그런 글 쓰는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다.
p.45
숨그네를 읽다 보니 조금은 보인다. 문장과 문장 사이의 울림이 단문의 허기를 메워 준다. 군더더기 없는 문장과 문장 사이로 진실의 표정이 날렵하게
드러난다. 단문을 쓰세요 행간을 살리세요
p.47
읽고 쓰며 묻는다. 몸으로 실감한 진실한 표현인지, 설익은 개념으로 세상만사 재단하고 있지는 않는지, 남의 삶을 도구처럼 동원하고 있지는 않은지,
앎으로 삶에 덤비지 않도록, 글이 삶을 초과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p.51
나는 아무것도 쓰지 않고 그냥 살아왔던 시간도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박완서
p.148
퇴고는 자신의 글로부터 유체 이탈하여 자신의 글에 대한
최초의 독자가 되어 보는 경험이다. 정여울
p.192
글쓰기란 생각의 과정을 담는 일이다. 생각을 완성하는 게. 아니라 중지하는 것이다. 글쓰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아니라 정해진 시간이 필요하다.
p. 203
책을 읽으면 또. 다른 책을 읽고
싶어지는 책,
글 쓰고 싶어지는 책을 내고 싶었는데
그렇게 우리는 문장이 되었다'
그런
역할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