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별이의 일기
선생님과 함께 일기를 쓰기 시작한 지도 벌써 두 달이 지났다.
오늘은 도움 없이 내 생각을 그대로 써 보라고 하셨다.
2021년 10월 00일
날씨: 바람 불고 비가 온 날
음악시간에 음악을 듣고 있는데 성민이와 태호가 계속 떠들었다.
선생님께서 조용히 하라고 하셨지만 두 친구는 장난을 멈추지 않았다.
수업이 끝난 뒤 나는 담임선생님께 그 일을 말씀드렸다.
그런데 다음 시간은 체육인데 운동장으로 가지 않았다.
대신 선생님께서 종이 한 장씩을 나눠 주시며
음악시간에 무엇을 배웠는지,
그리고 누구 때문에 수업이 불편했는지를 쓰라고 하셨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체육 하고 싶은데… 왜 이걸 쓰지?’
친구들이 종이를 모두 제출하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자기 이름이 적혀 있을 것 같은 사람 손 들어 보세요.”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그때 선생님께서 이름이 네 번 이상 나온 친구는
부모님을 모시고 오라고 하셨다.
순간 내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내 이름이 나올 때마다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나는 눈을 꼭 감고 속으로 기도했다.
‘제발… 더 이상 나오지 않게 해 주세요.’
결과는 두 번.
나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었다.
“아… 살았다.”
하지만 음악시간에 있었던 일을
선생님께 고자질한 것이 갑자기 후회되었다.
오늘은 정말 무서운 날이었다.